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근우(36)의 겨울은 바쁘다. 최근 괌에서 진행된 선수협과 한 케이블방송사 주도 이벤트 골프대회에 팀동료 안영명과 함께 출전했다. 귀국하자마자 지난 17일밤 하와이로 떠났다. 올해는 일찌감치 개인훈련을 시작한다. 지난해에도 따뜻한 하와이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정근우는 17일 "지난해보다 길게 있을 것 같다. 내년 1월 중순쯤 귀국한다. 지난해에는 FA계약 때문에 신경이 쓰였던 것이 사실이다. 에이전트를 선임한 뒤 훈련에만 집중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올해는 좀더 꼼꼼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몸만들기가 우선이고, 기술훈련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과 1월은 비활동기간이지만 수년전부터 선수들의 자율훈련은 트렌드가 됐다. 베테랑들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도 오키나와, 괌, 사이판, 하와이, 대만 등 남쪽나라를 많이 찾고 있다.
정근우는 "내년에도 팀이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라며 웃었다. 2루수든, 1루수든, 지명타자든 한용덕 한화 감독이 맡기는대로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뜻이다. 정근우는 "팀 전체로 보면 내 포지션은 없다. 올시즌을 감안하면 수비는 1루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 시즌을 견뎌낼 수 있는 몸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올시즌에 앞서 2+1년에 옵션 포함 최대 35억원에 생애 두번째 FA계약을 했다. 시즌 초반 2루에서 수비실책이 쏟아지면서 2군으로 내려가는 수모도 겪었다. 이후 1군에 복귀한 뒤 텃밭인 2루를 후배 강경학-정은원에게 내주고 좌익수로 나갔다가 1루수로 돌기도 했다. 유난히 커보이는 1루수 미트를 끼고 종횡무진 내야를 누볐다.
올시즌 타율 3할4리에 114안타 11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순위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던 9월에 월간 타율 3할7푼2리에 4홈런 19타점을 몰아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화는 11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개인성적만 놓고보면 레전드급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정근우는 30대 후반으로 치닫는 나이지만 세월을 거스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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