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하지만 삼성은 새 구장 덕을 보지 못했다.
올시즌 삼성 타자들은 홈 66경기에서 82홈런을 날렸다. 반면, 원정팀에게 내준 피홈런은 96개였다. 올해는 그나마 갭을 줄인 수치다. 개장 원년인 2016년에는 65홈런에 97피홈런, 2017년에는 73홈런에 116피홈런으로 최악이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셈. 신축 구장 입주가 남 좋은 일이 됐다. 그렇다고 계속 속 쓰려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새해에는 이 답답함을 만회할 희망이 보인다. 변수가 생겼다. 공인구 반발력 조정이다. KBO는 공인구 반발력을 일본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펜스를 살짝 넘어갈 공이 아슬아슬하게 잡힐 수 있는 정도다.
삼성 마운드는 지난해 18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4번째로 많은 피홈런이었다. 홈런이 두려운 투수 입장에서는 반발력 조정이 반갑다. 반발력이 줄어드는 만큼 피홈런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자신있는 피칭을 하게 되면서 홈런이 더 줄어드는 선순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홈런 무서워 도망 다니다 한방에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반발력 조정은 삼성 타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은 가뜩이나 담장을 많이 못 넘겼던 팀. 올시즌 팀 홈런(146개)이 꼴찌에서 2번째였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겨우내 타선의 힘을 늘리는 중이다. SK 거포 김동엽을 영입했다. 30홈런 보증수표 다린 러프와도 재계약 했다. 장타 잠룡들도 잔부상 등을 털고 거포 본능을 회복할 기세다. 러프를 필두로 강민호 김동엽 이원석 구자욱까지 20홈런 이상 생산가능인구가 늘었다. 타선에 거포가 많아지면 상대 투수가 정면승부를 걸어올 확률이 높아진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만 하다. 공 반발력이 줄었지만 타선에 장타력이 늘었으니 최소 '현상 유지'는 가능하다.
도루왕 박해민과 김헌곤을 앞세운 빠른 발은 그대로다. 올시즌 116도루로 한화(118개)에 이어 팀 도루 2위였다. 하지만 발야구 덕을 많이 보지 못했다. 올시즌을 지배한 뻥 야구 탓이었다. 한방으로 승패가 좌우되는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한 야구의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면, 공인구 반발력 조정으로 홈런이 전반적으로 줄면 기동력 있는 팀이 유리해진다. 홈런이 줄어드는 만큼 짜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공인구 반발력 조정 소식이 나쁘지만은 않은 삼성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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