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도 싸울 수 있는 경기'라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1·미국)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무패 복서' 메이웨더가 일본 킥복서 나스카와 덴신(20)에 압승했다. 메이웨더는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14 특별경기에서 1라운드 2분12초 만에 TKO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작 1분여 만에 첫 다운을 빼앗은데 이어 두 차례나 더 나스카와를 링에 눕히면서 세계챔피언의 주먹을 과시했다.
메이웨더는 5체급 석권 및 50전 전승의 신화를 쓴 복서지만 링 바깥에서의 거친 입담과 기행으로 구설수를 몰고 다니는 선수다. 지난해 7월 종합격투기 선수 코너 맥그리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1년여 만에 킥복서 나스카와와의 3라운드 9분 대결을 수락해 또다시 관심을 모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메이웨더가 쇼로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메이웨더는 "나스카와전은 공식 경기가 아닌 이벤트 매치"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메이웨더의 경기 때마다 따라다니는 '돈잔치'도 관심사였다. 경기 주최측이 메이웨더에 약속한 파이트머니가 100억엔(약 100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웨더는 한술 더 떠 나스카와가 킥을 한 번 사용할 때마다 500만 달러의 위약금까지 내도록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결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경기 전에도 메이웨더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 29일 개인 전용기로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뒤 "(나스카와전이) 3라운드 경기라면 자면서도 싸울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경기 당일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자신의 스태프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메이웨더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는 등 즐거운 표정이었다. 경기장에 도착한 뒤에도 경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손에 놓지 않은 채 주변인들과 사진 촬영을 하는 등 긴장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입장도 화려했다. 검은 모자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메이웨더는 자신의 팀인 TMT(The Money Team)과 래핑을 하며 자신감 넘치게 링에 올라섰다.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상황에서도 링을 기웃거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일본 팬들을 흥미롭다는 듯 쳐다보기도 했다.
1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린 뒤에도 메이웨더의 얼굴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잔뜩 긴장한 표정의 나스카와가 잽을 앞세워 메이웨더에게 다가갔지만, 메이웨더는 가드 사이로 이빨을 훤히 드러낸 채 웃음을 짓다가 곧바로 훅을 나스카와의 턱에 꽂았다. 간신히 일어선 나스카와가 다시 메이웨더에게 다가갔지만, 메이웨더는 훅, 스트레이트를 잇달아 나스카와의 얼굴에 작렬시키면서 결국 TKO 승리를 얻었다.
패배한 나스카와는 스태프들에 둘러싸인 채 눈물을 터뜨리며 분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메이웨더는 나스카와 반대편에서 웃음을 머금은 스태프들과 축하를 나누면서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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