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지난 3일(현지시각) 한국인 교민 김모(35·태권도장 운영)씨가 지인과 몸싸움을 하다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시신에서 심장과 뇌 등 장기가 사라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부검의를 현지에 보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멕시코 당국은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외교당국은 "멕시코 당국에서 국과수 부검의 파견안(案)을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사정기관 관계자는 "멕시코는 자기네들이 이미 부검을 실시했는데 한국의 부검의가 다시 검사한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앞서 지난 3일 자정쯤(현지시각) 멕시코 몬테레이의 한 노래방에서 김씨가 지인 두 명과 몸싸움을 벌이던 중 숨졌다. 멕시코 부검의는 뇌출혈에 의한 '자연사'로 결론 내렸다. "부검 결과 외상(外傷)이 없었다"는 것이다. 유족은 "노래방 폐쇄회로(CC)TV 영상에 김씨가 폭행당하는 장면이 녹화됐다"며 현지 부검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자연사'가 아니라 '의문사'라는 주장이다.
유족의 강한 요구에 따라 김씨의 시신은 한국으로 넘어왔고, 지난 21일 국과수가 재부검에 나섰다. 그런데 김씨의 시신에서는 뇌·심장·위가 사라진 상태였다. 뇌출혈로 숨진 사람의 뇌가 사라진 상태라, 국과수는 직접적인 사인을 가려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다만 재부검에서 숨진 김씨의 뒤통수를 비롯한 신체 곳곳에서 멍을 발견했다. 왼쪽 뺨에는 타박상도 있었다. 외부 충격이 가해졌다는 얘기다. 이는 "외상이 없었다"는 멕시코 당국의 소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적출된 김씨의 장기(臟器)는 멕시코 부검소(Servicio M?dico Forense·법의학 의료원)가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한국의 부검의 파견을 거부하는 대신 적출한 김씨의 세 가지 장기를 한국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언제 한국에 보내올지는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유족은 재수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 당국은 '자연사'이기 때문에 수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駐)멕시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멕시코 영토 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우리에게는 수사권이 없다"고 유족에게 설명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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