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도 제도가 바뀌는 걸 다 알고 있으니…."
원주 DB 프로미 이상범 감독은 지난달 28일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전에서 패한 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19득점을 했지만, 시즌 초중반 한창 좋았을 때의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한 외국인 선수 마커스 포스터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였다. 이 감독은 "무릎 부상 후유증도 있을 것이고, 외국인 선수들도 제도가 바뀌는 걸 다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동기 부여 얘기를 한 것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를 바꾼다. 현재 장-단신 외국인 선수 1명씩을 보유할 수 있고, 2쿼터와 3쿼터에 두 사람이 동시에 뛸 수 있다. 장신 2m, 단신 1m86의 신장 제한도 있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2명 보유에 쿼터당 1명만 출전 가능하다. 그리고 신장 제한이 철폐된다.
100%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 뛰고 있는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신장 제한이 철폐된 상황에 키가 큰 센터 자원이 영입 1순위다. 센터가 아니더라도 골밑과 외곽을 오갈 수 있는 포워드형 선수가 필요하다. 단신 가드 포지션은 국내 선수들로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때문에 KBL에서 재계약 가능성이거의 없다고 느끼는 외국인 선수들이 남은 시즌 몸을 던져가며 경기에 뛸 마음이 사라진다. 프로 선수면, 계약이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부상 전력이 있거나 다시 다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더욱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서울 삼성 썬더스 이상민 감독은 2일 KT전에서 71대100으로 대패한 후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 뿐 아니다. 장신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신장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2m가 넘는 선수들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이비드 사이먼, 버논 맥클린 등 2m가 넘어 재계약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바로 돌아올 거라는 소문도 돈다. 이번 시즌과 비교하면 큰 폭의 외국인 선수 교체가 예상된다.
이번 시즌 KBL리그는 매우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6강 경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1승, 1승이 소중하다. KBL 특성상 외국인 선수 경기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대부분이다. 재계약에 대한 열정으로 열심히 뛰는 선수를 보유한 구단이 유리해진다. 구단, 감독들은 속이 탄다. 외국인 선수들이 그저 열심히 뛰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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