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들, 낳았다."
KCC의 에이스 이정현(32)은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울컥했다고 했다.
이정현은 지난 20일 열린 한국농구연맹(KBL)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고의 별이었다.
기자단 투표 109표 중 76표를 쓸어 담으며 MVP에 등극한 이정현은 생애 첫 MVP, 정규리그 4위팀 선수로는 최초로 MVP를 거머쥐었다.
1997년 시상식이 도입된 이후 총 23차례(2005~2006시즌 공동 수상) MVP 중 우승팀에서 18번, 준우승팀에서 4번 나왔다.
이정현은 수상 소감에서 "믿기지 않는다. 2년 전에는 받을 수 있다는 착각이 있었다. 당시 받지 못해서 MVP라는 상을 머릿속에서 지웠었다. 개인적으로 더 좋은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MVP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얼떨떨하다. 솔직히 2년 전에는 정말 아쉬웠다. 사실 안양 KGC인삼공사 때도 정규리그 우승한 뒤에도 내가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큰 오산이었다. 많이 성숙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상 감격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을 21일 오전 이정현을 다시 만났다. 이날 서울 청당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서 KCC의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수상 이후 담담하게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그를 나중에 울린 이가 있었다. 어머니 김은희씨(59)다.
이정현은 시상식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고향 광주광역시에서 살고 계신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긴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니, 말을 오래 이어갈 수가 없었다. 휴대폰 너머 가늘게 떨리며 전해진 어머니의 음성에 울컥 눈물을 참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코트에서, 시상식 행사장에서 씩씩하게 패기 넘치는 MVP지만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애'였다. "아이고, 정현이 고생했다. 드디어 큰 상을 받아보네. 정말 수고했다."
이정현은 "처음엔 그냥 평소 처럼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웃으며 얘기할 줄 알았는데 목이 메신 듯한 어머니의 목소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지만 어머니와 가족이 해 준 축하가 가장 고맙고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정현은 어머니와의 통화 중에 가장 잊을 수 없는 한 마디 말씀이 있다고 했다. "내가 아들, (너를)낳았다." 훌륭한 농구 선수로 성장한 그런 아들(이정현)을 당신이 낳았으니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뜻이다.
이정현은 "어머니의 ?은 그 한 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느꼈다. MVP에 안주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제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이 남아 있지 않은가.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서 어머니를 더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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