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캡틴' 손흥민(27)의 첫 마디는 칭찬이었다.
지난 22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많은 득점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경기를 지배하며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경기 뒤 손흥민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칭찬 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 새로 시도한 포메이션, 전술로 자신 있게 해냈다. 기회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과정이 좋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냉정했다. 손흥민은 이날 여러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A대표팀 8경기 연속 침묵. 손흥민은 "아쉽다. 창피함도 느낀다. 민폐였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팀원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에이스'다. 벤투호의 중심이다. 벤투 감독은 일찍이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에서 뛰는 것이 가능한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실제로 손흥민은 그동안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하지만 볼리비아전에서는 4-1-3-2 전술을 활용, 손흥민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그는 침묵을 깨지 못했다. 스스로 채찍질하며 이를 악물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5월 열린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임시'였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임시 주장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과의 조별예선을 기점으로 '캡틴'으로 거듭났다.
그는 경기 뒤 늘 동료들을 칭찬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에는 "우리팀은 '축구를 잘하는, 인성 좋은 팀'이다. 다들 착하고 축구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칭찬했다. '강호' 우루과이를 제압했을 때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서 좋았다.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한다.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잘 잡고 풀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줄곧 자신에 대해서는 "주장으로서 부족했다", "경기력에 반성해야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자신에게 엄격한 손흥민. 콜롬비아전에서 다시 한 번 이를 악물고 달린다. 손흥민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격돌한다. 좋은 기억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17년 11월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멀티골을 꽂아 넣으며 2대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손흥민은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골을 원한다. 좋은 기회를 만들려고 하는데 안타깝다. 좋은 경기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 다음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는 골을 꼭 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회복 훈련에서도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자청하며 팀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발 끝에 기대가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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