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인천은 15일 욘 안데르센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스포츠조선 4월16일자 단독보도> 사실상 경질이었다.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인천은 최하위로 추락했다. 최근 5연패에 빠졌다. 안데르센 감독의 거취를 두고 고심하던 인천은 14일 울산전 0대3 대패 후 결정을 내렸다. 인천 수뇌부는 안데르센 측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고, 계약을 해지하며 동행을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이른 결정, 역시 배경은 올 시즌 K리그 분위기와도 연결된다. 올 시즌 K리그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소위 '승점자판기'가 사라졌다. 각 팀간 차이가 크지 않아 매경기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하위권들의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당초 강등권으로 평가받았던 강원, 성남이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실 개막 전만하더라도 인천은 올 시즌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매 시즌 가까스로 생존했던 인천은 올 겨울 많은 공을 들였다. 문선민(전북), 아길라르(제주)가 떠났지만, 무고사, 부노자를 잔류시켰고, 문창진 이재성 허용준, 콩푸엉, 하마드 등을 영입했다. 동계훈련도 충실히 했다. 성과가 나오는 듯 했다. 1승1무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속절없이 무너졌다.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었다. 무고사, 남준재, 문창진, 이재성 등이 모두 부상으로 신음했다. 특히 무고사의 부상은 결정타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성적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었다. 강팀을 만나면 수비적으로 하거나, 아니면 다른 전술도 고민할 수 있었지만, 안데르센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고집했다. 베스트11도 거의 바뀌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에게는 기회조자 추지 않았다.
구단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팀 케미스트리'가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인천이 지난 몇년간 '생존왕'의 타이틀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은 기동력, 집중력, 그리고 팀워크였다. 타 팀에 비해 전력이 부족한 인천은 한발 더 뛰고, 나눠 뛰는 모습으로 기적 같은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안데르센 감독은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는 훈련 계획 조차 공유되지 않았고, 일부 선수들에게는 "너는 내 구상에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일단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 대행체제로 가기로 했다. 임 코치는 인천의 레전드다. 대건고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도 많다. 외인 선수들과도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게 팀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 코치 임기는 길어야 60일이다. 임 코치는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프로축구연맹이 요구하는 P급 라이선스를 갖고 있지 않다. 그 사이 인천은 빠르게 새로운 감독을 찾아야 한다. 안데르센 경질 보다는 누가 새로운 감독으로 오느냐가 더 중요하다. 인천의 올 시즌 승부는 여기서 판가름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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