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힘겹게 올 시즌 첫 스윕 시리즈에 성공했다.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9시즌 KBO리그 홈 경기에서 선발 김원중의 호투와 4-9로 역전을 허용한 9회 말 전준우의 끝내기 결승타에 힘입어 10-9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16일 10대9 신승을 거뒀던 롯데는 17일 손아섭의 연장 10회 끝내기 투런포로 8대6 승리를 챙겼고 이날 승리로 KIA와의 3연전을 싹쓸이 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김원중(26)이 '에이스 본색'을 드러냈다.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최다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타선도 응집력이 살아났다. 선취점은 2회 말에 신고했다.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9번 타자 신본기가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 추가득점도 올렸다. 선두 아수아헤가 올 시즌 첫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KIA 선발 제이콥 터너의 149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5회 초 추격점수를 내준 롯데는 5회 말 곧바로 달아났다. 1사 이후 3루타를 때려낸 손아섭이 포일로 가볍게 홈을 밟았고, 1사 2, 3루 상황에서 한동희의 희생 플라이로 4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4-1로 앞선 7회 말에는 다소 애매한 판정에 사직구장에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1사 이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손아섭이 이대호의 좌측 담장을 맞추는 큼지막한 2루타 때 홈까지 파고들다 KIA의 부드러운 중계 플레이에 아웃당했다. 한데 양상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5분여간 이어진 비디오 판독 결과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자 양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했다. KIA 포수 김민식이 슬라이딩으로 홈 플레이트에 손을 뻗으려던 손아섭의 주루를 방해했다는 것. 그러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나온 결과는 뒤집을 수 없기 때문에 주심은 양 감독을 퇴장시켰다. 올 시즌 첫 번째 감독 퇴장이었다.
롯데는 9회 초 마무리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라 나지완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뉴레트로 데이'를 맞아 사직구장에 모인 7777명 관중들에게 3연승을 선물했다.
KIA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 초 승부수를 띄우고 승부를 뒤집었다. 1사 이후 이날 1군에 콜업된 나지완이 대타로 나서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추격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후속 류승현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대타로 나선 이범호가 좌전안타, 후속 박찬호도 우전안타로 1사 주자 만루 상황이 연출됐다. 이어 이날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던 최원준의 타구가 1루수 키를 넘기는 행운의 적시 2타점 2루타로 이어지면서 동점에 성공했다. 이명기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김선빈의 역전 우전 적시타가 터졌다.
KIA 불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최형우가 상대 바뀐 투수 박근홍의 2구를 통타, 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폭발시켰다. 지난해 9월 19일 대구 삼성전 만루홈런 이후 7개월 만에 친 개인통산 6호 그랜드슬램이었다.
하지만 롯데도 만만치 않았다.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4-9로 뒤진 9회 대거 6점을 뽑아냈다. KIA 이민우가 선두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후속 아수아헤의 타구를 우익수 이명기가 뒤로 빠뜨리면서 실점했다. 4점차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주고 무사 1, 3루 상황에 몰리자 KIA는 마무리 김윤동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정 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결국 오윤석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 점수를 준 KIA는 계속된 무사 만루 위기에서 악재가 겹쳤다. 김윤동이 부상으로 교체된 것. 하준영은 나경민에게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주며 2점차, 김준태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차까지 쫓겼다. 대타 허 일의 1타점 적시타로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주자일소한 상황에서 전준우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로 사직구장을 찾은 7777명의 관중들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선물했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