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고 모두가 조심스럽다."
'에이스' 양현종(31)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50)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9시즌 KBO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현종이가 스스로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김 감독은 "승리가 없다고 해도 못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투수는 야수에 비해 보이지 않는 지표가 있다. 벤치에서도 현종이에게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부분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현종은 개막전 이후 두 경기에서 '에이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3월 29일 KT 위즈전 6이닝 6실점, 지난달 4일 삼성전 2이닝 7실점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혹사 논란'은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직구 구속이 향상되지 않았다. 140km 초반대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태어난 셋째 아들의 건강상태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하면서 몸 상태를 다소 늦게 끌어올린 것이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그래서 스피드 향상 훈련에 매진했다.
그러자 지난달 11일 NC 다이노스전부터 구속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구위는 다른 얘기였다. 바깥쪽 빠른 공은 물론 결정구인 체인지업으로도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강습타구까지 맞았다. 지난달 17일 롯데전에서 신본기가 친 타구가 왼쪽 팔뚝에 타구를 맞아 4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기도 했다.
부활은 요원했다. 부상방지를 위해 로테이션을 뒤로 미루고 9일 만에 선발등판한 지난달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이번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4⅓이닝 동안 8실점했다. 당시 KIA 출신 김병현은 "양현종의 트레이드마크인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제대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현종도 스스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바닥을 찍기 직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일 삼성전에서 오매불망 기다리던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6이닝 동안 안타 2개만 허용하며 1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이날 84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직구 최고구속 147km를 찍었다.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져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핀 포인트이 돋보였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상대 타자의 허를 찌르는 몸쪽 직구와 직구를 연상케하는 체인지업이 제대로 먹혔다. 김재현 야구해설위원은 "현종이가 어깨에 힘이 빠진 상태에서 가볍게 던지는 느낌이다. 그렇다 보니 공이 홈 플레이트 주변에서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120%의 인위적인 힘으로 던지니 회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의 호투에 힘입어 KIA는 삼성을 8대1로 꺾었다. '캡틴' 김주찬은 1회 2사 1, 2루 상황에서 우전 적시타로 개인통산 1800안타를 달성했다. 최형우도 솔로홈런을 포함 멀티히트로 팀 승리를 견인, 베테랑들이 깨어났다. 김 감독이 약속한 5월의 대반등이 시작됐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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