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전에 둔 생애 최고의 도전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중상을 입은 나성범(NC 다이노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안갯속에 빠졌다. 3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다친 나성범은 진단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및 연골판 파열 진단을 받았고, 이틀 뒤 십자인대 및 내측인대 재건술 및 외측 반월판 성형술을 받았다. 나성범은 수술 경과 확인 뒤 재활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시즌 내 복귀가 어렵다는게 안팎의 분위기.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포스팅 자격을 얻는 그의 미국행도 안갯속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부상 정도를 보면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 복귀가 아닌 옛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더 큰 문제로 분석된다.
재활 복귀, 모두 맞아 떨어져도 최소 6개월
십자인대는 다리 무릎 관절을 십자 모양으로 받쳐 중심을 잡아주는 '기둥'이다. 무릎 앞-뒤에 모두 존재하며, 전방-후방으로 나뉜다. 흔히 운동 선수들이 급격한 방향 전환이나 순간적인 힘 전달 과정에서 다치는 부위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도 생활 과정에서 심심찮게 다치는 부위다.
문제는 운동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릎 관절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 부상 직후 무릎에 심한 통증을 앓게 되며, 재활 후에도 다른 무릎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재활과 꾸준한 관리가 요구된다.
나성범은 부상 과정에서 십자인대 뿐만 아니라 측부인대까지 파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측부인대는 안쪽-바깥쪽에 각각 위치한다. 전방 십자인대외 외측 측부 인대를 다친 나성범은 무릎을 지탱하는 4개의 기둥 중 2개가 없어진 셈이다. 여기에 다리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까지 다쳤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 크다.
송준섭 서울제이에스 병원장은 "통상적인 재활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8개월"이라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 출신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 수술 및 재활을 담당했던 그는 "간단한 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철저한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단단한 의지만 있다면 부활 가능
일각에선 나성범이 이번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은 고사하고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종목을 막론하고 십자인대 부상은 선수들에게 '치명상'으로 여겨지기 때문. 세계적 스타들이 십자인대를 다친 뒤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채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예도 부지기수다.
나성범은 KBO리그의 대표적 5툴 플레이어로 꼽힌다. 2014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3할-150안타-20홈런, 5할대 장타율을 기록했고, 2015시즌 20-20클럽 가입으로 증명된 부분이다. 좌타자인 나성범은 타격시 오른발에 체중을 싣는다. 레그킥으로 오른발을 지면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전달된 힘을 바탕으로 장타를 생산하는 유형이다. 레그킥 과정이나 착지 후 고정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른발, 그 중심인 무릎을 다쳤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송 박사는 "기량 회복은 선수의 의지에서 갈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십자인대 재건술, 반월판 성형술 등의 치료를 받으면 운동 능력을 회복하는데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재활을 통해 선수가 근육 강도를 예전만큼 키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사례를 짚어보면 선수 생활이 끝날 정도의 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커리어 최대의 위기다. 하지만 나성범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시련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나성범이 부상 복귀 후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일 날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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