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타워크레인 사고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지난 3·4일 연이틀 사상 사고가 또 일어났다.
특히 이번 사고들은 2017년 '크레인 참사' 2주기를 맞아 노동계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과 후속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특히 지난 2017년 5월 1일에 이어 이번에도 비슷한 시기인 5월 초 연휴기간에 근무하던 협력업체 근로자가 사고를 당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측의 제도적 문제점 보완과 개선 노력이 미비했다는 지적과 함께,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2년 전 '크레인 참사'와 오버랩되는 안전 사고
경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해양조립공장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A씨가 작업장 위에서 떨어진 자재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전날인 3일 오전에도 선박내 작업장에서 크레인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B씨가 크레인 연결고리에 얼굴을 부딪혀 크게 다쳤다. B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건의 안전사고와 관련 회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고, 통영고용노동지청은 삼성중공업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측의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연이은 안전사고는 지난 2017년 노동절 발생한 '크레인 참사' 2주기를 맞아 노동조합 및 거제경실련 등 9개 단체가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는 가운데 일어나, 노동계를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800톤급 골리앗크레인과 32톤급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휴게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휴일에도 근무 중이던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다쳤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200여명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판정을 받을 만큼 사건의 후유증이 심했다. 그런데 이 사고 2주기 추모 주간에 또다시 안전 사상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7일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특별한 입장표명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화장실에서 C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C씨는 지난해 8월말 직위해제된 후 부서를 옮겨 평사원으로 일해오며 억울함과 답답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사망을 직위해제의 충격과 스트레스로 인한 산업재해로 주장하며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상복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결국 사망 18일 만인 지난 3일에야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최악의 살인기업' 오명에도 끊이지 않는 사망 사고
지난해 1월 취임한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는 '안전우선 경영'을 천명했지만, 지난해 10월과 11월에도 조선소 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삼성중공업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에는 거제조선소 교차로에서 25톤 트럭과 자전거가 충돌해 자전거를 타고 있던 근로자가 숨졌고, 11월 13일에는 거제조선소 내부의 건조 중인 선체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7년 크레인 참사 이후, 2018년 노동건강연대·민주노총·한국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캠페인단은 "사망자들은 모두 노동절인데도 쉬지 못했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면서, "이윤 창출에 눈먼 안전 불감증, 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안전 예산을 먼저 줄였던 점 등이 노동자들의 사망으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또한 "사람이 죽는 중대재해가 일어나도 원청에 대한 최대한의 판결이 벌금형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에서 또다시 5월 초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17년 사건에 대해 박대영 전 삼성중공업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등 '경영진 면책'에 대한 비판이 높았던 만큼, 이번 연속 사고에 대한 남준우 대표 등 현 경영진의 책임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7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2단독 유아람 부장판사는 2017년 당시 크레인 충돌로 직원들을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중공업 전·현직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직원 등 15명 중 크레인 신호수에 대해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등 크레인 조작에 관련된 직원 7명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한 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에 대해 벌금 300만 원 등 나머지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의 전·현직 직원들에 대해 벌금 300만~700만 원, 삼성중공업 법인에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상에 대해 징역 2년과 산언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해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하고, 크레인 신호수에 대해서는 금고 2년을 구형했다. 또한 삼성중공업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13명에 대해 금고형과 벌금형, 삼성중공업 법인에 대해 벌금 30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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