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낫 베드(Not bad)'라 볼 만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처음으로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베탄코트를 5번 타자-포수로 기용했다. 주전 포수 양의지는 4번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이 감독은 "양의지가 14일 SK전에서 몸이 다소 무거웠고, 코치진의 의견을 반영해 베탄코트를 (포수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NC는 베탄코트를 영입할 당시 일찌감치 포수 활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포수였기 때문.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양의지가 있지만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 특성상 전 경기 커버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베탄코트의 포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이 감독도 시즌 전부터 "적당한 시기가 되면 베탄코트를 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재학의 부상으로 9시즌 만에 선발 등판하는 유원상을 대체 카드로 활용하는 이날 경기에서 외국인 포수에게 안방을 맡기는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이 감독은 "베탄코트의 포수 활용은 캠프 기간 훈련해 온 부분"이라며 "훈련 기간이 길진 않았지만, 본인이 주 포지션으로 플레이에 익숙한 만큼, 잘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KBO리그 진출 뒤) 그동안 내-외야수로 계속 뛰었기 때문에 프레이밍이나 블로킹이 국내 풀타임 포수에 비해 떨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원상이 오랜만에 선발 등판하지만, 경험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다 오랜 기간 활약해 온 베테랑이기에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 유원상-베탄코트 조합은 캠프 때도 맞춰 본 바 있다"고 말했다. 베탄코트는 이날 선발 포수 낙점 소식을 접한 뒤 분주히 움직였다. 불펜에서 투수들의 공을 주고 받는 것 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도 유원상은 물론 NC 코칭스태프들과 사인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우려됐던 포구, 플레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1회초 유원상이 고종욱, 한동민을 잡기 위해 잇달아 던진 변화구가 땅볼이 됐지만, 베탄코트는 안정적인 포구로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4회초 선두 타자 노수광과의 승부에서도 유원상이 던진 몸쪽 변화구에 능숙한 프레이밍을 펼쳐 삼진에 일조하기도 했다. 9회초 선두 타자 최 정이 친 1루쪽 파울 타구 역시 민첩한 몸놀림으로 처리하면서 박수를 받았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5회초 1사 1루에서 나온 최 정의 우중간 2루타 상황에서 중견수 김성욱이 긴 송구로 홈 승부를 시도했다. 고종욱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질주했지만, 접전 타이밍. 하지만 1루수 이상호가 커트를 했고, 고종욱은 홈을 밟았다. 베탄코트는 고개를 저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상호에게 먼저 의사 표시를 했다면 홈 승부를 노려볼 만한 상황이었다.
이 감독은 "결과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부분을 실행하는게 중요하다"며 "베탄코트의 포수 기용이 단발성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상황이 될 때마다 활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첫 기용에서 제 몫을 한 베탄코트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모습을 더 자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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