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마무리는 누가 뭐래도 손승락이다.
하지만 지금 손승락은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세이브를 올린 것은 지난달 16일 KIA 타이거즈전이었고, 마지막으로 경기를 종료한 투수로 나선 건 다음 날 역시 KIA전이었다.
그리고 4월 18일, 즉 KIA와의 홈 3연전 마지막 날 손승락은 4-1로 앞선 9회초 승리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3점차이니 1이닝을 막으면 세이브가 주어지는 상황. 그러나 손승락은 1사후 나지완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은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류승현에게 볼넷, 이범호에게 좌전안타를 잇달아 내준 손승락은 박찬호에게 우전 안타, 최원준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5실점한 뒤 교체됐다.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았다. 손승락의 생애 최악의 피칭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9회초에만 8점을 내주며 역전패의 위기에 섰다가 9회말 KIA 불펜을 상대로 6점을 뽑아 10대9로 재역전승했다. 역사에 남을 진땀 승부였다.
이틀 뒤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도 손승락은 부진했다. 2-1로 앞선 9회초 등판했지만, ⅔이닝 동안 7타자를 맞아 2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3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해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날도 롯데는 연장 10회말 허 일의 끝내기 안타로 5대4의 재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롯데는 2경기서 드라마같은 재역전승을 했지만, 손승락이 처참히 무너지는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했다. 결국 손승락은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3일 손승락이 돌아왔을 때 그의 보직은 바뀌었다. 양상문은 당시 마무리 기용에 대해 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쓰겠다고 했다.
손승락은 올시즌 자신이 주인공이 될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통산 세이브 부문이다. 올해 4세이브를 추가한 손승락은 개인통산 266세이브를 마크하고 있다. 이 부문 1위는 277세이브를 따내고 해외로 떠난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이다. 오승환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다.
손승락은 12세이브를 추가하면 오승환을 제치고 최다 세이브 투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마무리 보직을 언제 되찾을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올시즌에 가능할 지 양 감독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구위와 자신감을 잃은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길 순 없다. 손승락에게 다행인 것은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꾼 뒤 5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LG 트윈스전까지 5⅔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역할은 셋업맨이다. 그렇다면 롯데의 마무리는 누가 맡아야 할까. 이에 대해 양 감독은 손승락 복귀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양 감독은 "승락이는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하고 있으면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면서 "본인한테도 이 상태로 좀더 가자고 얘기했다. 개인적으로 대기록 욕심이 있는 건 알지만 이해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무리는 구승민으로 보는게 옳다. 양 감독은 "승민이가 지금처럼 안정감을 보인다면 일단 마무리로 봐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꼭 한 사람을 염두에 둘 수는 없다. 상황을 봐야 한다"며 "(리드하고 있는)7,8,9회를 손승락, 구승민, 고효준, 서준원까지 4명이 맡고 정성도도 있다. 최근 불펜에 여유가 생긴 건 고무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롯데 불펜진 보직이 달라질 수 있는 시기는 또 온다. 박진형이 현재 2군서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박진형은 지난해 어깨 부상을 입어 그동안 재활에 매달려왔다. 그러다 5월 들어 2군 경기에 나가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15~16일 KT 위즈전에서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재활을 순조롭게 마쳤음을 알렸다. 양 감독은 "투구수 40~50개 정도까지 던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소 두 번 정도 더 등판하고 몸 상태에 이상이 없으면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진형의 1군 보직은 롱릴리프, 셋업맨 겸업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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