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년 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연령별 에이스' 백승호(22·지로나)와 이승우(21·베로나). 그들이 다시 한 번 축구장을 함성으로 물들였다.
11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이란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단연' 백승호였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백승호는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3월 처음으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백승호는 오랜 기다림 끝에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레전드' 기성용(30·뉴캐슬)이 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였다.
기회를 잡은 백승호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성을 보였다.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리바운드된 볼을 잡아 공격을 전개했다. 당황한 이란 수비진은 백승호를 막기 위해 겹겹이 둘러쌓았다. 하지만 백승호는 침착하게 상대를 뚫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백승호는 공수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며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다.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는 후반 32분 주세종과 교체, 벤치로 물러났다. 상암을 채운 6만여 관중은 백승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한 순간이었다.
경기 뒤 벤투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침착하게 인내를 가지고 기회를 주려고 한다. 백승호는 두 번째 소집만에 A매치 데뷔 기회를 얻었다.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중앙에서 했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소집 때는 백승호에게 기대하는 것을 많이 설명했다. 원하는 것을 상당히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승우 역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30분 나상호와 교체 투입됐다. 치열하게 달렸다. 누구보다 간절했다. 이승우는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 도통 기회를 잡지 못했다. 15경기 중 단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선발 출전은 없었고, 모두 후반 교체로만 뛰었다. 지난 7일 열린 호주전에서도 벤치에서 대기했다.
그라운드가 그리웠다. 이승우는 지난 10일 조부상을 당했지만, 출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10일 오전 대표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차분하게 훈련을 마쳤다. 가족과 상의한 끝에 10일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 후 팀에 복귀했다.
간절함 끝에 얻은 기회. 이승우에게 주어진 15분은 치열함 그 자체였고, 열정적인 질주에 관중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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