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 수당을 주지 않는 등의 이른바 '공짜 노동'이 병원업계 전반에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정해진 근무시간 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병원에서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내 종합병원 11곳의 수시 근로감독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근로감독은 노동부가 작년 4~10월 근로 조건 자율 개선사업을 한 종합병원 50곳 가운데 권고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근로감독에서 적발된 종합병원의 노동관계법 위반은 모두 37건에 달했다.
특히, 간호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임금 체불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11곳의 병원이 연장·야간근로 수당 등을 미지급한 액수는 총 63억여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체불 내용에 따르면 연장·야간·휴일수당 60억1700만원, 퇴직금 9300만원, 비정규직 차별 7400만원, 최저임금 6600만원,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4100만원 등이었다.
이를 사례별로 보면 A병원은 3교대 근무 간호사가 환자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인수인계 과정에서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조기 출근 및 종업 시간 이후 연장근로를 인정하지 않아 직원 263명에게 연장근로 수당 1억 9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B병원은 업무와 관련된 필수 교육을 근무시간 외에 하면서 직원 1085명에 대해 연장근로수당 1000여만원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C병원은 내부 규정상 이브닝 근무시간이 오후 2시~밤 10시로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밤 10시 이후에도 근무한 사실이 있음에도 직원 1107명에게 야간근로 수당 1억 9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정규직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비슷한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에게는 주지 않아 비정규직 차별 금지를 위반한 사례도 있었다. 한 병원은 정규직 약사에게 지급하는 조정 수당을 비정규직 약사에게는 지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병원업계의 가혹행위인 이른바 '태움' 관행 역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병원에서는 수습 간호사가 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꼬집히고 등을 맞은 사례가 확인됐다. 또한 선배 간호사로부터 폭언과 인격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사례들도 있었다.
노동부는 "다음달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관련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 등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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