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간접적인 피해도 막대하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 모씨(35)가 아마추어 약물 스캔들의 가해자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에서 야구를 배우던 미성년자 학생들에게 불법 스테로이드와 남성 호르몬제를 투약한 혐의로 지난 2일 법원에 구속됐다. 처음에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이씨는 현재 시인한 상태다.
식품의약품 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해당 야구 교실에 다니는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일부 학생에게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씨는 학생 7명에게 약물을 주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는 이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프로에 입단한 두명의 신인 선수에게 불똥이 튀었다. 올해 신인으로 입단한 두산 베어스 송승환과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해명을 해야했다. 이들은 지난해 신인 지명을 받고 나서,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까지의 공백기 동안 이씨가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기본기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현 소속 구단인 두산과 롯데는 3일 "해당 선수 확인 결과 당시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아직 프로에서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지도 못한 선수들이 해명부터 해야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이씨는 다른 야구 아카데미들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이 씨 뿐만 아니라 그동안 프로 출신들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 야구 교실 등이 최근 급속하게 늘어났다. 은퇴한 선수들이 제 2의 인생을 생각할 때 가장 쉽게 고려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나, 프로에서 배운 것을 아마추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최근 야구 아카데미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엘리트 체육을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빨리 프로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고, 취미 삼아 야구를 하는 아마추어 동호인들에게도 기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다. 취지는 매우 좋다. 하지만 이번 약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아카데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씨가 저지른 부정이 결국 '욕심'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약물을 쓰면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나. 당장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고, 힘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씨가 약물을 쓴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바로 타구 비거리가 늘어났다고 소문이 나면, 다른 학생들도 모을 수 있다. 그 효과를 보고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상 초유의 약물 스캔들이 되고 말았다. 업계 뿐 아니라 야구 선수를 꿈꾸던 학생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피해자 가족들의 주장대로 약물이 뭔지 제대로 모르고 강제 주입과 강매를 당했다면,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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