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무슨 생각으로 던지는지 모르겠다.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세스 후랭코프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지난해 18승3패로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후랭코프는 올해 두산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적은 작년과 정반대다. 5월 중순 어깨 통증 부상으로 한달 이상 결장했고, 이후 복귀했지만 3경기에서 3패로 몹시 부진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등판인 16일 SK 와이번스전에서도 2이닝 4실점하고 물러나 팀도 패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이 공개적으로 선수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후랭코프가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때도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야 한다.
두산은 지금 키움 히어로즈와 2위 다툼을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1위 SK의 격차가 많이 멀어진 상황에서, 목표로 둬야할 순위는 2위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힘이 가장 필요한데 후랭코프가 이정도 성적을 계속 기록한다면, 끌고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후랭코프의 교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두산 스카우트팀도 상시 영입후보군 리스트를 가지고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올해부터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시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금액은 100만달러(약 12억원)다. 이 금액이 시즌 중간 교체시에는 발목을 잡고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개막전에는 100만달러를 모두 쓸 수 있지만, 6~7월에는 절반 가까이로 줄어든다. 7월말을 넘겨 8월에 접어들면 40만달러 남짓 쓸 수 있다. 단순히 연봉 뿐만 아니라 상대 구단에게도 이적료를 줘야하는데, 한국에서 통할만한 급의 선수는 이적료가 최소 40만달러 이상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물론 한가지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구두로라도 '성공시 다음 시즌 재계약'을 담보로 거는 것이다. 첫 시즌에는 연봉 상한선이 있지만 재계약때는 한도가 없다. 구단과 선수가 여기에 대한 합의를 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두산처럼 치열한 순위싸움을 해야하고,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봐야 하는 팀은 당장 잘 던질만 한 선수가 필요하다. 로테이션만 채워주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후랭코프보다 무조건 잘 던지고 몸 상태가 좋은 선수를 데려워야 하는 입장이다. 다른 구단들도 현재 미국에서 좋은 선수 찾기가 쉽지 않다고 울상인 상황이라 두산도 크게 다르지가 않다.
포스트 시즌 출장 가능한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은 8월15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올스타 브레이크가 지난 후 후랭코프에게 '마지막 기회'를 더 주겠다고 했다. 그사이 교체 카드도 검토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후랭코프가 부활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정 여의치 않다면 한국 재취업을 노리는 선수들과의 계약도 선택지 중 하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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