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박시영을 선발 예고했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상 브록 다익손의 등판이 유력했던 터. 다익손은 전날까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등 이상징후가 전혀 없었다. 시즌 초 선발 로테이션을 돌다 불펜으로 전환했던 박시영의 등판 배경을 두고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 공필성 감독 대행은 "오늘 박시영은 2회까지만 던진다. 최대 투구수는 35개지만, 갯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3회엔 다익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너 전략이었다. 그는 "다익손이 우리 팀에 온 뒤 승리가 없다. 5회 이후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이 많았다. 활용법을 많이 고민했다. 승리를 챙겨 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코치들과 머리를 맞댔다"며 "다익손의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힘을 모아주는 쪽을 택했다"고 했다.
다익손은 지난 6월 초 SK 와이번스를 떠나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7경기서 4패에 그쳤다. 최근엔 3연패를 당했다. 투구수 관리에 애를 먹으며 5이닝을 넘긴 뒤부터 난조를 보이는 패턴을 이어갔다. 오프너 전략은 이닝 소화에 대한 다익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특별 처방'이었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 뿐만 아니라 다익손의 승리를 위해 먼저 마운드에 서는 다른 투수들의 양해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 공 감독 대행은 "박시영이 계획을 전해 들은 뒤 수긍했다. '먼저 마운드에 설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평소(불펜 때)처럼 던지면 된다'고 했다. 다익손에게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더니 굉장히 고맙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팀처럼 강력한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막아준다면 우리도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 팀에 맞는 전략이라면 시도해야 한다.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영원히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다익손이 좋은 결과를 얻고 자신감을 챙긴다면 개인이나 팀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타선은 2회 강로한의 스리런포로 3점을 얻은데 이어, 3회에만 5득점 '빅이닝'으로 폭발했다. '오프너' 박시영은 2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잡은 반면, 단 1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계획했던 투구수보다 적은 30개의 깔끔투. 다익손의 롯데 이적 후 첫 승리를 위한 밥상을 완벽하게 차렸다. 3회말 박시영에 이어 등판한 다익손은 4회 다린 러프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2실점 했고, 9회말 러프에게 다시 투런포를 허용했으나 7이닝 4안타(2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SK 시절이던 지난 5월 11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82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원팀'이 일군 승리였다.
다익손은 경기 후 "3회에 나선다는게 익숙하진 않았지만, 내가 할 일은 공을 던지는 것"이라며 "코칭스태프를 믿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박시영이 2이닝을 잘 막아줬고, 타선에서 많은 점수를 얻어 승리할 수 있었다"며 "팀이 합심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오늘을 계기로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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