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이렇게 은퇴할거야?"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 감독 대행은 후반기 일정 재개를 앞두고 있던 지난 7월 말 채태인(37)과 면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롯데와 계약이 만료되는 채태인은 1군에서 타율 2할 초반의 부진을 보이다 5월 말 2군으로 내려간 뒤 기약 없는 생활을 하던 터였다.
채태인은 2군으로 내려간 뒤에도 좀처럼 반전하지 못했다. 6월 말부터 2군 리그 12경기에 나섰으나 타율은 1할7푼9리(28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출루율 2할5푼, 장타율 3할9푼3리에 불과했다. 일발장타는 여전했지만,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부터 난조를 보인 그를 두고 '한물 갔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흘러나올 정도였다.
양상문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공 감독 대행은 취임 후 베테랑들과 일일이 면담에 나섰다. 팀의 주축인 베테랑들의 속내를 듣고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 자리에서 채태인은 자신의 생각을 공 감독 대행 앞에서 어렵게 꺼내 놓았다.
그런데 공 감독 대행이 꺼낸 것은 당근이 아닌 채찍이었다. 현재 실력으로 팀 내 주전 자리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는 롯데와의 1+1 계약까지 감안하면 선수 생활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어루만지기 보다 투쟁심을 끌어올리는 강수를 둔 셈.
공 감독 대행은 지난달 30일 채태인을 1군 콜업했다. 이후 채태인은 5일까지 5경기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출루율 5할2푼6리, 장타율 6할8푼8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0.27이던 타석당 삼진 비율도 0.13으로 낮아졌다. 그동안 마땅한 대안을 만들지 못해 이대호까지 호출해야 했던 1루 수비 역시 채태인의 합류를 기점으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롯데 안팎에서 '이런 채태인이 왜 2군에 있었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충격 요법과 반등 만으로 완성을 논하긴 이르다. 하지만 후회없는 시즌을 만들라는 명확한 메시지와 그에 화답한 맹렬한 의지의 힘은 대단했다. 남은 후반기 '롯데의 채태인' 응원가가 사직구장에 메아리 치는 모습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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