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구 대표팀은 최근 몇년간 열렸던 국제 대회에서 위세를 떨치지 못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당시 메이저리거였던 오승환까지 불렀으나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이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고, 2018년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여러 논란에다 기대 이하의 경기 내용까지 겹쳤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가지고 왔음에도, 야구 대표팀은 약체 팀들을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는 팬들의 비난을 떨쳐내질 못했다. 20대 초중반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던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도 희망은 보였지만, 아직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대표팀 경기력이 도마에 오를 때마다 늘 투수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타자들의 컨디션도 몸이 늦게 풀리면서 감각이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늘 마운드가 꼽혔다. 2000년대 중후반 대표팀을 이끌던 '황금 세대'들이 사라진 후 현재 대표팀의 기둥이 될 투수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한국야구위원회(KBO)도 KBO리그의 지나친 타고투저 현상 잠재우기에 나섰다. KBO리그가 비정상적으로 타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다보니, 투수들의 성적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야구 대표팀의 국제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밸런스 조절이 필요했다.
여러 노력 끝에 올 시즌은 비로소 타고투저가 진정됐다.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는 단연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다. 예전보다 전체적으로 비거리가 줄면서 확실히 투수들이 살아났다. 성적으로 봐도 알 수 있다. 예년에 비해 타자들의 존재감이 죽었다.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었지만 홈런 레이스는 23~24개를 때려낸 타자들이 이끌고 있고, 3할 이상을 친 규정 타석 타자들의 숫자가 20명 안팎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투수들은 펄펄 날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두산)이 2010년 한화 류현진(1.82) 이후 9년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하고 있고, 홀드와 세이브는 그 어느때보다 풍년이다. 매월 월간 MVP로도 꾸준히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달라진 리그 분위기가 당장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불펜은 이전보다 기대가 된다. 하재훈(SK)이나 고우석(LG), 문경찬(KIA) 배재환(NC) 이형범(두산) 등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김상수(키움) 원종현(NC) 한현희(키움) 등 기존 1군 선수들도 훨씬 강력한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선발 투수진은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외국인 투수 강세가 훨씬 거세기 때문이다. 여전히 리그 톱 국내 선발 투수는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대표팀은 당장 이번 시즌이 끝나면 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린 프리미어12 대회에 출전한다. 내년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만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본선이 기다리고 있다. 야구 대표팀의 고질적인 고민들이 해결될 수 있을지, 꼼꼼히 전력 구축에 나선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어떤 해답을 찾을지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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