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얼마 남지 않은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종덕에게 2019시즌은 과연 어떻게 기억될까.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올해도 '주전'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지만, 버거웠다. 롤모델을 보고 성장해도 모자랄 프로 3년차 포수. 스스로 접어든 길이 아니었음에도 부진-실수가 이어질 때마다 필요 이상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늘 웃었다. 미소마저 잃으면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는 실망과 좌절이 자신을 삼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주문을 버릇처럼 되뇌이는 듯 했다. 뒤에서 묵묵히 땀을 흘릴 뿐이었다.
나종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팀이 1-8로 뒤진 7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쳤다. 시즌 3호. 연패 분위기를 뒤집지 못한 채 안방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던 동료들을 그나마 미소짓게 만든 한방이었다.
6월 1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나종덕이 마수걸이포를 칠 때만 해도 우연으로 치부됐다. 1할 타율에 출루율, 장타율 모두 2할대인 그였기에 그럴 만도 했다. 지난 15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스리런포를 터뜨렸을 때도 팬들 사이에선 놀라움이 주를 이뤘다. 10일 만에 다시 터진 홈런포의 임팩트는 상당했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타구를 맞추는 컨택 뿐만 아니라 발사각까지 한화전 당시와 여러모로 비슷했다. 인상적이었던 결과물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만했다.
3개의 홈런으로 '1할 타자'의 멍에를 벗기엔 부족한게 사실. 1할4푼9리(154타수23안타)의 타율 뿐만 아니라 출루율(2할1푼3리)과 장타율(2할3푼4리) 모두 눈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나종덕은 실망과 좌절 대신 노력을 택했다. 항상 경기장에서 만난 그는 그라운드에 가장 먼저 나와 무거운 포수 장비를 쓰고 수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홀로 그라운드에 남아 방망이까지 휘둘렀다. 지난 10일 동안 팬들 앞에 선보인 두 차례 놀라움은 이런 노력의 작은 결실이었다.
나종덕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 투성이인 '미완의 선수'다. 그러나 스스로 결과물을 내면서 '성장의 맛'을 보고 있다. 어쩌면 최근 맛보고 있는 작은 성공이 훗날 그의 성장을 이끄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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