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잘못을 했으니 대가를 치르겠다. 가족만 생각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
방송인 로버트 할리(하일·61)의 마약 혐의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모든 것을 잃었다'며 눈물을 쏟았던 로버트 할리는 "앞으로 가족만 생각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재판부는 28일 로버트 할리의 마약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약물치료 강의 4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 범죄에 대해 "강한 중독성이 있고, 개인적,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버트 할리의 마약 투약에 대해서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 방송인임에도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로버트 할리가 초동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데다, 마약 관련 수사를 받은 과거는 있지만 형사 처벌된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초범이고, 자백과 반성을 하고 있다"던 검찰의 입장과 일치한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모든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관용을 호소한 로버트 할리 측의 입장도 반영된 모양새다.
선고 직후 로버트 할리는 "잘못을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한다. 앞으로 가족만 생각하고, 가족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답했다.
로버트 할리는 올해 초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 1g를 구매하고, 이날 외국인 지인 A(20)씨와 한번, 이후 혼자 한번 더 투약한 혐의다. 재판부는 지인 A씨에 대해서는 "비록 하일의 권유에 따른 범행이긴 하나, 함께 매수와 투약을 한 만큼 죄책에 큰 차이가 없다"며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경찰은 지난 4월 로버트 할리의 마약 판매책에 대한 송금 사실을 확인해 그를 긴급 체포했고, 이후 자택 압수수색에서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도 발견했다. 간이 마약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검출된 로버트 할리는 "방송을 비롯한 스트레스가 많아 마약에 손을 댔다"며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인 로버트 할리는 1986년 국제 변호사 신분으로 처음 한국에 왔다. 이후 부산 사투리와 남다른 입담을 과시하며 인기 방송인으로 자리잡았고, 1996년에는 방송연예대상에서 외국인 방송인 상을 수상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2000년대 후반에는 광고 카피 '한뚝배기 하실레예?'가 히트하며 젊은 세대에도 인지도를 높였다. 샘 오취리, 샘 해밍턴 등 외국계 방송인들의 대선배로서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1997년 정식으로 귀화, '명예'가 아닌 진짜 한국인 '하일'이 된 지도 23년이 지났다.
앞서 로버트 할리는 구형 당시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실망을 줬다. 죽을 때까지 반성할 것"이라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한국에서 살아온 지난 33년여의 세월 동안 이렇다할 추문 없이 활동해온 로버트 할리, 법원은 그의 과거를 주목해 비교적 관대한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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