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상대를 압도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으니 기대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 이야기다. 지난달 중순 LG에 합류한 페게로는 입단 초기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노출하며 고전했지만, 적응기를 마친 8월 들어 활발한 타격을 펼쳐보이며 타점을 쌓아나갔다. 지난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만루홈런을 뽑아내며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용병을 제대로 구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좀더 지나고 보니 찬스에 약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30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페게로는 두 차례 득점권 찬스에서 한 번도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LG 타자들은 한화 선발 채드벨의 강력한 직구와 변화무쌍한 볼배합에 말리면서도 페게로 앞에서 득점 기회를 두 번 만들었다.
0-1로 뒤진 4회말 2사후 이형종의 볼넷, 김현수의 우전안타, 채은성의 볼넷으로 만루의 기회가 마련됐다. 이어 페게로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페게로는 볼카운트 1B1S에서 채드벨의 126㎞ 커브를 힘껏 받아쳤지만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직구 연속 2개에 낙차 큰 커브가 들어오자 제대로 맞히지 못한 것이다.
7회에는 더욱 안타까웠다. 선두 김현수의 좌전안타와 채은성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 페게로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페게로는 선구안을 발휘하며 풀카운드까지 몰고 갔다. 그러나 채드벨의 6구째 144㎞ 바깥쪽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무사 1,2루 또는 만루 찬스에서는 다음 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더라도 진루타라도 쳐야 한다. 6번 페게로가 삼진을 당하면서 후속 타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김민성과 유강남 역시 바뀐 투수 이태양에게 똑같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이날 LG가 무득점에 그친 게 전적으로 페게로 탓은 아니지만, 임팩트있는 타격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매우 컸다. 페게로는 지난 20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이날 한화전까지 9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36타수 8안타), 득점권에서 7푼1리(14타수 1안타 8삼진)을 기록했다. 아무리 '포스트시즌 용(用)'이라고 해도, 정규시즌서 보여준 게 별로 없으면 기대감도 떨어진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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