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역사적으로 봤을 때 LA 다저스에서 홈런왕이 나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타력보다 투수력이 강한데다 다저스타디움이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브룩클린에서 LA로 연고지를 옮긴 1958년 이후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2명 밖에 배출하지 못했다. 그것도 최근 일이다. 2004년 애드리언 벨트레(은퇴)가 48홈런, 2011년 맷 캠프(방출)가 39홈런을 날리며 리그 홈런 1위에 올랐다.
다저스는 올해 8년만에 홈런왕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간판타자 코디 벨린저가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레이스를 이끌며 홈런왕 등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벨린저는 3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44홈런으로 이 부문 전체 1위다.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티안 옐리치, 뉴욕 메츠 미트 알론소,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이 각각 한 개 적은 43홈런을 기록중이다. 내셔널리그만 따지면 벨린저와 옐리치, 알론소 간 3파전 양상이다. 시즌 시작부터 벨린저와 옐리치가 이끌어온 대포 경쟁에 지난 6월부터 알론소가 합류한 모양새다.
벨린저는 201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출신이다. 그해 벨린저는 타율 2할6푼7리, 39홈런, 97타점을 때렸다. 당시 뛰어난 장타력을 지닌 유망주로 자리매김하며 언젠가는 홈런왕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25홈런에 그쳤지만, 올해는 시즌 시작부터 폭발적인 페이스를 보여줘 왔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타구속도, 발사각도, 비거리 같은 장타력 위주의 공격 요소들을 강조하는 트렌드에 맞춰 벨리저도 홈런을 많이 날릴 수 있는 타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벨린저는 올해 타율도 꾸준히 3할대를 유지하며 이 부문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8월 1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홈런을 날린 뒤 주춤했던 벨린저는 지난 2일과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연속 홈런을 뽑아내며 장타 감각을 되살렸다.
애리조나전에서는 9회초 좌안 앤드류 샤핀의 83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체이스필드 우중간 펜스 너머 비거리 126m짜리 동점 솔로홈런을 날리더니 콜로라도전에서도 좌완 제이크 맥기의 한복판 91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2m 솔로홈런을 날렸다. 좌완 상대로 타격감이 살아났음을 보여준 홈런이었다. 올해 벨린저는 우완 상대로 타율 3할2푼2리, 좌완 상대로 2할9푼을 기록중이다.
30홈런으로 팀 역대 전반기 최다 기록을 세운 벨린저는 앞으로 6홈런을 추가하면 2001년 숀 그린이 세운 팀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49홈런도 경신한다. 그 어느 해보다 시즌 막판까지 뜨겁게 전개되고 있는 홈런왕 경쟁서 다저스 타자가 승리를 거둘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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