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4-5번 타자가 모두 빠졌는데 또 우승했다'
두산 베어스가 다시 한번 정상에 섰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1위를 확정지은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4승무패를 기록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이후 3년만에 올라선 최정상이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내는 팀을 꼽자면 단연 두산이다. 기복이 없다. 비록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2015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는 그 자체로도 놀라운 성과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5년과 올해의 멤버는 분명히 다르다. 주전 라인업에 변화를 주면서도 꾸준히 우승 전력을 만들어낸 셈이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5년 우승 당시 야수 멤버 중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 홍성흔이 현재 없다. 또 2015년 우승 이후로 김재환, 박건우, 최주환, 박세혁 등이 주전으로 새롭게 성장했다. 투수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외국인 투수들도 모두 바뀐 것은 물론이고 이영하, 이형범, 윤명준, 최원준 같이 2015년에는 없었던 주전 멤버들이 우승을 일궈냈다.
그중에서도 양의지와 김현수, 민병헌의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주전 외야수이자 상위 타순을 책임지던 김현수와 민병헌이 차례로 팀을 떠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포수 양의지도 이적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떠나보내는 것을 두고 팬들의 비난 여론도 들끓었다. 특히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에게는 모처럼 거액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마지막 '머니 게임'에서 밀렸다.
물론 이 선수들을 모두 떠나보낸 것을 놓고 무조건 구단이 잘한 결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두산이 키워낸 프랜차이즈 스타들로 가치가 있었고, 현재도 국가대표로 뛸만큼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까지 두산에서 뛰고 있었다면 더욱 강한 팀이 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산은 대체 자원을 길러냈고, 공백을 어느정도 메우는데 성공했다. 새롭게 4번 타자로 자리잡은 김재환이나 '만년 유망주'로 불리던 오재일의 성장, 풀타임으로 인정받는 새 주전 포수 박세혁 그리고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이 기존 주전 멤버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두산 관계자들은 "이제 화수분 야구도 옛날 이야기다. 화수분이 말라간다"고 앓는 소리를 하지만, 사실 두산은 '리빌딩'의 정석을 보여주는 팀이다. 성적을 내면서 새 얼굴을 발굴하고, 거액의 FA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우승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두산 내부에서는 이천 베어스파크 개장 이후 팀 성적이 더욱 좋아졌다고 평가한다. 2군 시설에 집중 투자를 하고, 유망주와 신인 선수들에게 단장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화수분 야구의 원천이다.
또 두산은 사장이나 단장 그리고 감독이 자주 바뀌지 않는 팀이다. 2017년 부임한 전 풍 사장 이전에 김승영 사장은 1991년 프런트로 시작해 사장을 6년 가까이 맡았다. 김태룡 단장 역시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1990년 두산 프런트로 이직한 후 30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구단을 이끌어가는 수뇌부가 자주 교체되는 팀들은 바뀔 때마다 팀 전체 기조가 흔들리기를 반복하지만, 두산은 그렇지 않다. 자연스러운 리빌딩이 가능했던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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