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화룡점정'은 됐는데, 정작 용이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 기량을 지닌 외국인 선수 마이크 해리스라는 '보물'을 얻고도 정작 이기지는 못하는 창원 LG 이야기다.
LG는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비시즌 동안 현주엽 감독이 구상한 플랜이 자꾸 어긋났다. 팀 컬러 변화의 열쇠를 가드 김시래에게 맡기고, 버논 맥클린과 캐디 라렌의 두 장신 외국인 선수로 높이를 보강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잘 통하지 않았다. 일단 김시래가 기대만큼 해주지 못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상대방도 김시래를 집중 마크했다. 무엇보다 맥클린이 너무나 못했다. 특별한 부상이 없음에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상태의 LG가 다른 팀을 이길 순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LG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맥클린을 과감히 퇴출하고 필리핀리그 MVP 출신인 해리스를 영입했다. 그의 기량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컸다. 아무래도 급하게 데려왔기 때문. 그러나 실력에 대한 물음표는 딱 한 경기만에 느낌표로 바뀌었다.
해리스는 팀 합류 후 첫 경기인 지난 10월 31일 원주 DB전에서 31분40초 동안 3점슛을 7개나 넣으며 41득점, 15라운드로 괴력을 뿜어냈다. 이후 두 차례 더 나왔는데, 그때마다 기본 20점 이상씩은 쏟아냈다. '진짜 물건'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LG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골밑 경쟁력 뿐만 아니라 정확한 외곽포까지 장착한 해리스의 합류 덕분에 LG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그런데 정작 LG의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해리스가 와서 분명히 경기력도 좋아진 건 맞다. 프로농구계에서 LG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다. "확실히 전보다는 세졌다"고 한다. 하지만 '세졌다'는 표현이 '이기지 못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LG는 해리스 효과로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패배를 반복하고 있다. 10월 31일 DB전 패배 후 2일 안양 KGC전은 이겼는데, 3일 인천전자랜드전에서는 또 졌다. 결국 '좋은 경기를 하다가 지는' 레퍼토리는 개선되지 않았다.
DB전이나 전자랜드전 모두 경기 막판 충분히 이길 찬스가 있었다. 복싱으로 치면 상대를 그로기 상태에 몰아넣는 것까진 성공. 하지만 결국 KO펀치를 날리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오히려 역 카운트 펀치를 맞아 쓰러진 경기들이었다.
두 경기 모두 LG는 상대에 비해 월등히 많은 득점 우위시간을 기록했다. DB전에서는 30분33초(DB-7분49초), 전자랜드를 상대로는 32분32초(전자랜드-6분10초)였다. 이건 LG가 결국 4쿼터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다. 지고 있는 상대가 경기 막판 승부를 걸어올 때 현명하게 대처해 승리를 굳히는 요령이 절실하다.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LG는 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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