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우리가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하던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
4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유소년야구클리닉에 참가한 선수의 말이다. 이제 막 야구 선수로 첫발을 내디딘 유소년과의 만남은 한 시즌 동안의 피로감을 날리기에 충분한 에너지였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선수들과 마주한 유소년, 학부모 모두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귀를 기울였다. 모두가 하나된 '야구의 날'이었다.
선수협 유소년야구클리닉은 매년 비시즌기간 개최된 행사다. 스프링캠프부터 정규-포스트시즌까지 그라운드 안에서 땀을 흘린 선수들이 그동안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야구 발전을 위해 기여하기 위해 마련되는 자리다. 올 시즌은 그 의미가 좀 더 커진 모습이다. 이대호 선수협회장은 "팬서비스는 그동안 팬들이 가장 원하셨던 부분이지만, 선수들이 불친절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던 부분"이라며 "선수들은 항상 팬들께 감사한 마음이지만, (팬서비스 과정에서) 자칫 벌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조심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협 차원에서 팬들과 더 가깝게 스킨십을 할 수 있는 행사, 장소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번 유소년야구클리닉을 통해 선수협은 '팬서비스 강화'라는 화두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단순히 선수들과 하루를 보내는 게 아닌, 꿈나무로 커 나아갈 수 있는 밑바탕을 다짐과 동시에 야구 사랑을 키우는 계기가 되는 자리였다.
더불어 팬서비스를 향한 그라운드 바깥의 기대와 만족도가 얼마나 큰지도 체감할 수 있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경기장을 찾고, 응원하는 선수들을 찾는 팬들의 마음은 유소년 선수, 학부모들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경기 질의 하락, 국제 대회 부진 등 관중 감소로 귀결된 야구 흥행의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여전히 한국 야구, KBO리그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을 향한 기대와 바람은 크다. 때문에 이번 선수협 주최 행사로 띄워진 분위기가 새 시즌 그라운드 바깥에서 팬서비스 문화 정착으로 연결되길 바라는 기대가 상당하다.
유소년야구클리닉에 참가한 10개 구단 30명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불태운 열정과 다르지 않은 적극적인 모습으로 참가자들의 박수와 성원을 이끌어냈다. 모든 부담감을 떨쳐낸 '비시즌'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이날 '초심'을 떠올린 선수들은 새 시즌 그라운드 바깥에서 만날 팬들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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