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PD픽'이 아니라 PD와 기획사가 일부 합을 맞춘 '밀실 조작'이었다. 멀쩡한 '국민프로듀서'의 픽마저 의심을 피하지 못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
'프로듀스101'(이하 '프듀') 시즌1~4(48, X 포함) 조작 문제로 검찰에 공식적으로 기소된 관계자는 총 8명이다. CJ ENM의 김용범 CP, 안준영 PD, 이 모 PD, 그리고 이들을 접대한 관계자 5명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첫 재판(20일)을 앞두고 5일 국회에 공소장을 제출했다.
그렇게 드러난 '프듀' 시리즈의 실체는 온라인 투표부터 최종 문자투표까지 깡그리 무시한 '총체적 조작'이었다. 안준영 PD는 '프듀' 시즌1~2 1차 순위발표식 직전 결과를 조작해 합격자와 탈락자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김용범 CP는 '프듀' 시즌2 최종회에서 A연습생의 득표수를 조작해 탈락시키고, 대신 B연습생을 올려 데뷔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일원으로 만들었다. 워너원 멤버 중 1명은 '밀실 픽'인 셈이다.
워너원 멤버가 될 자격이 있었음에도 김용범 CP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한 연습생의 정체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프듀' 시즌2 파이널이 끝난 뒤 Mnet은 공식 SNS에 워너원 데뷔 멤버 11인의 포스터를 공개했지만, 윤지성, 김재환, 하성운 대신 강동호, 김종현, 김사무엘이 포함되어있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해당 포스터는 곧바로 수정됐지만, 광범위한 조작 사태가 폭로된 이후 재조명받고 있다.
워너원 출신 가수 하성운은 공식 팬카페를 통해 "혹시나, 걱정말아요"라는 글을 남기며 팬심 어루만지기에 나섰다.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한 추측이 이어지면서, 멀쩡한 '국민프로듀서'의 픽들마저 2차 피해를 입는 모양새다.
김용범 CP와 안준영 PD의 조작 행위는 '프듀' 시즌3~4 때는 더욱 대담해졌다. 아이즈원(12명, IZ*ONE)과 엑스원(11명, X1)의 데뷔조 명단은 물론 최종 순위, 연습생별 득표 비율까지 미리 정해놓고 득표수를 조작해 본인들이 원하는 구성으로 데뷔시켰다.
'프듀'는 연습생과 그 가족들에겐 인생을 건 도전이다. 몇몇 출연자의 가족들은 홍보물을 들고 거리로 나섰고, 팬들은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카페 등을 열어 투표 인증샷을 독려하기도 했다.
일부 소속사는 김용범 CP와 안준영 PD를 향한 직접적인 '접대'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안준영 PD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 등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으로부터 47회에 걸친 접대를 받았다. 그 접대 결과가 '프듀' 데뷔조나 순위 상승 여부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의 '접대' 기획사는 총 4곳이 거론됐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울림엔터테인먼트, 어라운드어스, 에잇디크리에이티브다. 이중 아이즈원 강혜원의 소속사 에잇디크리에이티브는 빠른 진화에 나섰다. 접대 관계자로 거론된 류모씨는 한때 에잇디의 음반 PR 업무를 전담했지만, 해당 접대는 퇴사 후 자신의 기획사 앙팡테리블을 설립한 뒤 소속 연습생(프듀X 출전)을 위한 행동이며, 자신들은 '프듀' 접대 및 순위조작 의혹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결과만 보면 류씨가 출전시킨 연습생은 '프듀X' 1차 순위발표식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Mnet 측은 6일 "공소장을 확인 중이다. 보상절차 등에 대한 논의 후 정리가 되는대로 공식입장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 어떤 보상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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