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 겨울 '미니 올스타전'이 열렸다.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 양준혁 야구재단에서 마련한 이벤트로 2012년 12월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한 대회인 만큼, 흥미는 배가 됐다. 이벤트 대회의 대표적인 '웃음 사냥꾼'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2년 만에 참가했으며, 신흥 강자로 떠오른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민수도 모습을 드러냈다. 야구팬들도 내야 1층 좌석을 가득 메웠다. 관중은 지난해 40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많은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삼성 투수 원태인은 저격수용 위장복이라 불리는 '길리 슈트'를 입고 유격수 자리에 섰다. 마치 고척돔 잔디와 하나가 된 듯한 모습. 첫 타석에선 기어서 등장하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다만 수비에선 위장 외의 효과는 없었다. 원태인의 연이은 실책은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은 선수들의 선택을 받았다. 1회초 종범신팀 3번 타자 유희관은 인기 눈사람 캐릭터 올라프로 분장했다. 겨울왕국 OST와 함께 등장했고, 동료들은 눈 스프레이로 유희관의 등장을 반겼다. 2루타를 때려낸 뒤 발랄한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유희관은 다음 타석에서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의 원바운드 투구를 안타로 만드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양신팀의 김용의(LG 트윈스)는 겨울 왕국의 주인공 엘사로 나타났다. 우익수 수비를 보던 유희관은 엘사를 향해 전력 질주하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지난해 가오나시로 인기를 끌었던 김민수는 3회말 더 완벽한 올라프 분장으로 박수를 받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연신 귀여운 동작을 선보였고, 관중석의 팬들과 소통했다.
곳곳에서 센스가 돋보였다. 3회초 투수로 등판한 박찬호(KIA 타이거즈)는 61번을 달고 나와 선배 박찬호의 투구폼을 완벽하게 따라했다. 4회초 타석에 선 이창진(KIA)은 강백호(KT 위즈)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 강백호의 타격폼을 흉내 냈다. 투수 이학주의 공을 커트한 뒤 흙을 차며 괴성을 지르기도 했다. 시즌 중 논란이 됐던 장면을 재치 있게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투수 강백호가 '절친 선배' 이정후(키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마지막 7회초에는 양신팀에서 레전드 이상훈이 등판하자, 종범신팀에서 이종범이 직접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어쨌든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영하(두산)는 타자로 변신해 호쾌한 좌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은퇴 후 자선대회에 참가한 심수창은 '퍼펙트 히트' 이벤트에서 크루즈 여행상품권이 적힌 판을 정확히 맞히면서 경품을 타는 행운을 누렸다. 몸집이 커진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는 야구팬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웃음을 선물했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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