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15일 고척야구장에서 열린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 흥미로운 복장과 분장 속에 온 몸으로 팬 서비스를 자청한 선수들이 많았다.
그중 괴물 같은 길리슈트 차림의 선수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19)이었다. 움직임이 둔해져 야구를 하기 힘든 두툼한 복장. 하지만 원태인은 저격수 컨셉 답게 날카로운 타격 솜씨로 상대 투수를 저격했다. 왼손 타석에 선 그는 연신 힘찬 스윙으로 적시타를 뽑아냈다. "원래 타격은 왼손으로 한다"는 원태인은 유격수로 나선 수비 만큼은 '구멍'이었다. 복장으로 인해 빠른 타구에 순발력 있는 대처가 힘들었다. 잇달아 날아오는 땅볼에 둔한 움직임 속에 좌우로 빠뜨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벤트 경기 후 "제가 구멍이었죠? 수비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라며 웃은 원태인. 하지만 기민한 주루플레이와 날카로운 타격 등 천재적 소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소문난 '야구 천재' 다웠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 원태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즌이었다. 프로데뷔 첫해. 경북고 3학년 당시 수술 여파로 늦게 캠프 훈련을 늦게 시작했지만 천재적 소질과 노력으로 시즌 초반부터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라이온즈의 구멍난 마운드를 부지런히 메웠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연료가 떨어진 줄 미처 몰랐다. 시즌 막판 스태미너가 뚝 떨어지며 다 잡았던 신인왕을 놓치고 말았다. 고졸 신인의 프로 데뷔 첫 시즌 다운 시행착오였다.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했던 한 시즌.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한시즌을 풀로 관통할 수 있는 체력 관리의 중요성이었다.
올 겨울,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스피드 업이다. 원태인은 경북고 시절 최고 시속 151㎞를 던지던 파이어볼러였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빠른 공에 대한 욕심을 잠시 접어뒀다. 스피드보다는 제구력과 변화구에 집중했다. 감각적으로 탁월한 선수. 적응은 성공적이었다. 후반 체력저하와 함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에 그쳤다.
프로 2년 차를 준비하는 시기. 빠른 공은 미뤄둘 수 없는 과제다. 원태인은 "올 겨우내 체력 훈련과 함께 스피드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피드업, 구체적 방법도 마련해 뒀다. "짧은 거리를 전력 피칭 하려고 합니다.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했는데 모두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빠른 공은 관성의 법칙이 지배한다. 선수 마다 물리적인 관용 범위 내라면 많이 던질수록 더 빨라진다. 짧은 거리를 세게 던지면서 거리를 늘려가는 방법은 분명 원태인이 던질 수 있는 스피드를 극대화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치적 목표 이런 건 없고요. 140㎞ 중반 정도를 꾸준히 던질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저의 변화구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으니까요."
방향은 분명해졌다. 이제는 준비할 시기다. 시즌 후 통증 회복에 집중했던 원태인은 다음주부터 공을 잡고 개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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