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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김남일 성남FC 신임감독 "이제는 버터감독, 부드럽고 달콤한 축구로 상위스플릿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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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제부터는 (부드러운) 버터 감독,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로 상위 스플릿 도전하겠다."

김남일 성남FC 신임 감독이 26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기자회견실에서 취임 출사표를 던졌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고 선언하며 "선수 및 지역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강한 팀을 만들겠다.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선언했다.

성남 구단은 지난 16일 팀을 K리그1으로 승격시키고, 올 시즌 잔류로 이끌었던 남기일 전 감독이 자진 사임의사를 밝힌 뒤 1주일 만인 지난 23일 김남일 신임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 측은 당시 "팀을 빠른 시간 내에 안정화 시키고 분위기를 추슬러 끌고 갈 힘이 있는 감독으로 김남일을 적임자로 낙점하였다. 구단은 김남일 감독이 가진 카리스마와 형님 리더십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성남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김 감독 선임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사흘 만에 김 감독의 공식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 감독은 성남 구단의 컬러와 맞춘 듯한 짙은 색깔의 수트 차림으로 입장해 담담하고 자신감 있게 신임 감독으로서 자신의 포부와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현역 시절의 강한 카리스마 이미지를 벗고, '팬들에게 다가서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신을 예고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성남=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감독 취임 소감은.

▶우선 지난 2년간 성남FC를 이끌었던 남기일 전 감독에게 감사 드리고, 고생 많으셨다고 전하고 싶다. 또한 많이 부족한 나를 믿고 감독직을 맡겨주신 은수미 구단주에게도 감사드린다. 감독으로서 첫발을 내딛었는데, 부담감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들에 관해 결과로 말씀 드리겠다. 나에 대한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받도록 하겠다. 내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감독이 되도록 하겠다. 선수 파악을 빠른 시일 안에 해서 1월 전지훈련 차질 없도록 노력하겠다.

-현역 시절 '터프가이' 이미지가 강했는데, 감독으로서는 팀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올해 성남은 수비적 측면에서는 강했지만, 공격에서는 다소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하겠다. 수비도 적극적으로 해서 대비해나가겠다.

-성남이 올해 잔류에는 성공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내년 구체적 목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목표를 제시하는 게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구단주께서는 잔류만 해도 된다고 했는데, 오히려 그 말이 더 부담되기도 한다. 일단 개인적인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다. 잘 만들어보겠다.

-계약 기간을 비공개로 한 이유가 있나. 성남과는 그간 인연이 없었는데.

▶계약 내용은 구단과 협의한 부분이라 이 자리에서 말하긴 곤란하다. 사실 성남과는 인연이 전혀 없다. 그런 점이 오히려 더 감독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남의 팀 컬러가 젊고 역동적인데, 그런 면에서 나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 같다. 지금 감독 교체로 인해 분위기 어수선할 수 있는데, 그런 분위기를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다양한 코치 경험을 토대로 감독 김남일이 추구하는 축구는.

▶색깔이라기 보다 나는 축구를 즐겨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대표팀과 프로팀 경험을 통해 아쉬웠던 것은 플레이 할 때 단순하고 딱딱한, 정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성남의 경기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경기에 임하는 모습들이 딱딱하고 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스스로 아이디어도 내고 창의적인 플레이 해야 하는데, 막혀있는 느낌을 받았다. 미팅을 통해서 소통하겠지만, 운동장에서 좀 더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훈련 통해서 천천히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스타들이 감독을 많이 맡고 있는데, K리그 붐 이끌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 맞대결이 기대되는 팀은.

▶그렇다 다 기대가 된다. 울산 김도훈 감독님, 서울 최용수 감독님 등 많이 계시는데, 맞대결이 가장 기대되는 팀은 FC서울이다. 최 감독님과는 중국에서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같이 생활한 적도 있다. 여러 모로 이기고 싶은 팀 중의 하나다. 내년에 흥미로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감독직 수락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앞서 말했듯, 경험 부족에 대한 것은 시즌 끝나고 결과로 말씀 드리겠다. 처음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스스로 자신감이 없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다.

-성남 구단이 성적에 비해 미디어나 팬들에게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그런 점도 앞으로 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득점 면에서 빈곤했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영입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시급한 센터백 자원 보강 등도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 하겠다. 전체적으로 차근차근 만들어 갈 생각이다. 성남FC만의 팀 컬러가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토대로 뿌리부터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고민 많이 하면서 스태프와 논의해 뿌리부터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롤모델로 꼽은 감독이 있나. 조언 준 사람은.

▶많은 감독님들께 전화를 받았다. 모 감독은 나에게 "극한직업에 온 걸 환영한다"고 하시더라.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제일 영향 많이 받은 감독은 거스 히딩크, 이회택 감독님이다. 그분들이 가진 장점들, 그분들이 보여준 선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선수단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과거에 '빠따' 발언으로 화제 모았는데.

▶그것만큼은 잊어주셨으면 좋겠다. 그건 내가 철이 없을 때 했던 얘기다. 이제는 '빠따'가 아니라 '버터 감독'이라고 하겠다. 선수들도 그렇고 팬들에게도 그런 축구를 선사하고 싶다.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를 선사하겠다.

-함께 할 코칭스태프 구성은.

▶일단 상주 상무 정경호 코치를 수석 코치로 모시려 한다. 이야기가 다 됐고, 나머지 스태프도 마무리 단계다.

-1월 태국 전지훈련에서 중점을 둘 부분은.

▶전지훈련에서는 일단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과 밸런스 보강에 신경 쓰겠다. 그 이후에는 선수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축구철학과 팀 컬러 등을 입혀나갈 생각이다. 2차 전지훈련 때는 실전을 통해 경기력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제주와 경남이 강등되는 등 K리그 경쟁이 심한데, 상위 스플릿 목표의 근거는.

▶사실 (목표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팬과 구단, 스태프가 원팀이 된다면 쉽지 않아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선수 구성을 봐야 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구성이 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

-수원과 전북 인천 등 전 소속팀을 만나는 감회도 남다를 것 같다.

▶내가 뛰었던 팀들이기 때문에 남다를 것 같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다르기 때문에 이기려고 하겠다. 팬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설기현 강화실장이 경남 감독으로 갔다. 두 사람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아쉽지 않나.

▶굉장히 많이 아쉽다. 감독 부임하고 설 전 실장과도 얘기를 많이 했는데, 주로 내 욕심을 많이 이야기 했다. 남아줬으면 좋겠고, 같이 해보자고 했다. 그때 확실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감독직에 대한 뉘앙스를 풍겼다. 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성남에서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 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 개인적인 욕심이다. 설 전 실장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한다. 감독으로서 좋은 모습을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수와의 소통을 강조했는데.

▶소통이라는 게 어느 한쪽으로 밸런스가 기울어지면 안된다. 스태프가 원하는 것과 선수가 원하는 것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면서 선수단 이야기 많이 듣고, 내가 강조할 부분은 개인 면담 등을 통해서 하는 팀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성남 팬층이 두텁지 않은데.

▶팬들이 다가오길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소통하고 가까워질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통해 팬들이 경기장으로 올 수 있도록 먼저 다가서겠다.

-성남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프로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남FC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팀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시민구단 감독으로서 지역민들과 함께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이 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지 지켜봐주시고,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선수 구성에 관해서 할 말은.

▶지금 김동준에 대한 오퍼가 많은데, 김동준은 성남 유스 출신이고 나와 구단 모두 내년에 함께 가야할 필수 자원이라고 생각해서 이적시킬 생각이 없다. 선수와도 미팅을 통해 충분히 내 생각을 전달했다.▶ 내년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고, 함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