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임찬규와 차명석 단장은 매우 친하다.
임찬규는 지난 17일 구단 인터뷰에서 "믿기 어렵겠지만 단장님은 항상 열심히 운동을 하신다. 어느 날 새벽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러 갔는데 못 보던 투수가 벤치프레스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순간 (새 외인투수)수아레즈가 벌써 왔나 해서 봤더니 단장님이셨다. 단장님께 '순간 수아레즈인 줄 알았습니다. 다시 투수로 복귀 하시나요?' 말씀드렸더니 단장님이 '내가 지금 던져도 너는 삼진으로 잡을 수 있다'고 하셨다. 난 투수인데"라며 최근 일화를 소개했다. 같은 상황에서 단장과 농담을 주고받을 선수가 몇이나 될까.
차 단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간혹 임찬규와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매우 흥겨워한다. 차 단장은 "기본적으로 임찬규에게 인간적 신뢰가 있다"고 했다. 이는 임찬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임찬규가 2011년 입단했을 때 차 단장은 투수코치였다. 차 단장이 2018년 10월 방송 해설위원에서 LG 단장으로 부임한 이후 둘은 새롭게 즐거운 '케미스트리'를 과시 중이다.
차 단장은 임찬규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제는 로테이션의 믿음직한 기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임찬규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출신이다.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였지만, 좀처럼 기량이 늘지 않은데다 경찰야구단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구속까지 줄어 성장세가 더뎠다.
임찬규가 1군 선발투수로 처음 주목받은 건 2017년이다. 27경기에서 6승10패를 거둔 임찬규는 이듬해 데뷔 첫 두 자릿 수 승수(11승)을 따냈고, 2019년 부상 공백 후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10승9패, 평균자책점 4.08을 올리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평균자책점, 탈삼진(138개), 투구이닝(147⅔이닝)이 입단 이후 최고를 찍었다. 나름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덕분에 연봉이 1억3500만원에서 2억2000만으로 크게 올랐다. 올시즌 기대치가 담긴 금액이기도 하다.
임찬규가 지난해 호투한 데에는 구속도 한 몫했다. 130㎞대 중후반에 머물던 직구가 140㎞대 중반까지 나오는 등 한층 묵직한 직구를 구사했다. 임찬규는 "구속에 대한 욕심보다는 커맨드에 더 중점을 두면서 피치터널에 대해 주목했다. 직구와 변화구가 같은 릴리스포인트를 유지하면서 공의 궤적이 비슷하면 타자들이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피치터널을 활용하고 나서는 커브와 체인지업이 더욱 좋아지고 탈삼진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피치터널이란 투수가 공을 뿌리는 순간부터 타자가 구종을 식별할 수 있는 지점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피치터널이 길수록 타자들은 공략하기 힘들어진다. 지난해 이를 이해하고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유지하려 노력한 게 성과를 거둔 것이다. LG 노석기 데이터분석팀장은 "임찬규는 항상 데이터를 공부하며 해석해 본인의 것으로 활용한다. 피치터널을 이해하고 본인의 투구에 활용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입단 11년차인 임찬규는 이제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LG는 토종 에이스가 귀한 팀이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임찬규를 비롯해 차우찬 정찬헌 등 베테랑들과 이민호 김윤식 남 호와 같은 신예 투수들이 토종 선발 후보다. 임찬규가 토종 에이스로 나설 수 있다면 LG는 더 바랄 것이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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