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벤투 감독님, 한번만 뽑아주시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2020년 K리그 도움왕 강상우(28·포항 스틸러스)는 자신의 야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팀의 전지훈련지 제주도 서귀포에서 만난 그는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왼발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꼭 벤투 감독님의 픽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A대표 발탁은 프로선수라면 대부분 갖는 꿈이다. 그렇지만 강상우 처럼 대놓고 이렇게 강하게 의지를 드러낸 선수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그는 작년 K리그에서 '인생역전'을 이룬 대표적인 선수다. 군팀 상무와 포항이 강상우를 '신데렐라'로 만들었다. 상무 김태완 감독과 포항 김기동 감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상주에선 측면 공격수로, 제대 후 친정팀 포항으로 복귀해선 왼쪽 풀백(또는 윙백)으로 총 8골-12도움을 기록했다. 군제대 이후에도 포지션과 팀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경기력을 꾸준히 잘 유지했다. 그 결과, 프로 첫 도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베스트11에도 뽑혔다. 집안의 반대로 중학교 때 뒤늦게 축구 선수가 된 강상우는 경희대 출신으로 2014년 포항으로 프로 1군 데뷔했다. 그에겐 2019년 군입대가 커리어에 일대 터닝포인트였다.
강상우는 "상무의 '행복한 축구'가 너무 좋았다. 군 동료들과 행복하고 즐겁게 축구를 했다"면서 "제대 후에는 김기동 감독님이 동기부여를 잘 해주셨다. 축구선수가 되고 난 후 작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강상우는 아직 보여줄게 많다고 한다. 그는 프로 입단 시절 오른쪽 측면 공격수였다. 최진철 감독의 포항 사령탑 시절, 왼쪽 풀백과 윙백으로 변신했다. 당시엔 모든게 혼란스러웠다. 훈련 때마다 공격과 수비, 오른쪽과 왼쪽을 수시로 오갔다.
오른발잡이인 강상우는 "지금 나의 주 포지션은 왼쪽 수비수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벤투 감독님이 뭘 원하는 지 알고 있다"면서 "왼발을 잘 쓰기 위해 훈련 때 의도적으로 왼발로 크로스를 올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A대표팀 사령탑 벤투 감독은 왼쪽 풀백 선수로 왼발잡이를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강상우는 대기만성형 선수에 가깝다. 훈련 태도가 좋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20대 후반에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아직 보여줄게 많다"고 말했다.
강상우는 2020시즌을 마치고 K리그 빅팀 전북 현대 등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다.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전북 구단이 강상우 이적료로 15억원 이상(추정)을 제시했다고 한다. 전북 구단은 김진수(사우디 알 나스르) 공백을 메우고 싶었다. 그렇지만 포항 구단은 강상우를 붙잡았다. 김기동 감독이 구단과 재계약하면서 강상우를 꼭 잔류시켜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강상우는 "빅팀의 러브콜은 전해 들었다. 감사한 일이다. 김 감독님의 요청으로 남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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