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은 텍사스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오랜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
텍사스는 13일(한국시각) 양현종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승격시) 계약 규모는 총 185만 달러 규모(130만 달러 보장, 인센티브 55만 달러)이며, 마이너리그 계약은 스프링캠프 초청과 옵트아웃이 포함됐다.
계약의 규모보다는 '평생의 꿈'인 미국 진출에 초점을 맞춘 양현종의 의지가 담겼다. 앞서 국가대표 좌완 3인방으로 불리던 류현진과 김광현이 이미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상황인 만큼, 양현종의 속내는 간절했다.
이제 소속팀은 정해졌다. 다만 그 소속팀이 텍사스라는 점이 야구팬들의 마음에는부담이 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무덤'으로 분류되는 텍사스이기 때문.
한국인과 텍사스의 악연은 2002시즌 박찬호부터 시작된다. 박찬호는 1994년 빅리그 데뷔 이래 2001년까지 LA 다저스에서 5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8년간 80승을 거둔 뒤 텍사스로 이적한다. 계약금은 무려 5년 6500만 달러. 입단식에 참석한 톰 힉스 구단주가 박찬호를 가리켜 '우리의 에이스'라고 칭할 만큼 기대가 뜨거웠다.
하지만 이후 박찬호는 부상과 타자 친화 구장인 알링턴 볼파크의 악조건이 겹쳐 끝없는 부진에 빠졌다. 9승8패 145⅔이닝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한 2002년이 가장 준수했을 정도. 박찬호의 커리어 통산 평균자책점이 4.36임을 감안하면, 텍사스 시절은 말그대로 '암흑기' 그 자체였다.
텍사스에서의 4년간 박찬호는 도합 20승에 그쳤다. 미국 매체가 '역대 최악의 FA 계약 톱10' 등을 거론할 때 텍사스의 박찬호는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2005년에는 MLB닷컴의 포지션별 랭킹에서 총 187명의 선발투수 중 182위에 그치는 굴욕까지 당했다.
두번째 한국인 선수였던 추신수 역시 '저주'로 불리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추신수는 2014년 7년 1억 3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텍사스로 이적했다. 입단 당시 추신수는 뛰어난 어깨와 한방 장타력, 좋은 출루율을 지닌 준수한 외야수였다.
하지만 텍사스 이적 후 추신수는 외야수 아닌 지명타자에 가까웠다. 수비에서의 공헌도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
타격 성적도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텍사스 7년 평균 타율 2할6푼, OPS(출루율+장타율) 0.792는 금액에 걸맞는 기록은 아니다. 추신수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팬그래프스닷컴 기준) 합계는 7년간 8.8에 불과하다. 추신수가 MLB 기준 주전 선수의 기준 WAR인 연평균 2.0을 넘긴 해는 2015년(3.4), 올스타에 선정된 2018년(2.3) 뿐이다.
특히 블리처리포트 등 현지 매체들은 '존 대니얼스 단장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타율 2할5푼에 30대 중반인 추신수를 계속 기용, 유망주들이 성장할 기회를 잃게 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양현종이 텍사스 팬들의 머릿속에서 한국과의 악연을 잊게 할 수 있을까. 일단 박찬호와 추신수에 비해 양현종의 몸값은 '한줌'에 불과하다. 좋은 활약을 보일 경우 임팩트는 두배, 세배가 될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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