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베일이 마침내 부활했다.
'토트넘 레전드' 왼발의 가레스 베일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로 토트넘 유니폼을 다시 입으면서 팬들의 기대감은 뜨거웠다. '손흥민-해리 케인' 조합에 베일이 더해줄 시너지 효과, 공격 삼각편대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케인, 베일, 손흥민의 영문 이니셜을 따 'KBS 라인'이라는 작명도 이어졌다.
그러나 돌아온 베일이 시즌 초반 부상에 시달리고, 복귀 후에도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베일을 불러들인 조제 무리뉴 감독의 결정마저 도마에 올랐다.
토트넘이 최근 리그 6경기에서 5패를 기록하며, 9위까지 내려앉은 절체절명의 상황, 무리뉴 경질설이 나도는 가운데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15위 번리(승점 28)전에 케인-베일-손흥민 소위 'KBS라인'이 선발로 나섰다. 무리뉴 감독은 유로파리그에서 부활한 가레스 베일을 승부처에서 보란 듯이 선발로 내세웠고, 베일은 보란 듯이 기대에 보답했다.
무엇보다 손흥민과의 호흡이 눈부셨다. 전반 2분, 정확히는 68초만에 눈빛 호흡이 통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전방쇄도하는 베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수비라인을 뚫어내며 문전을 향해 자로 잰 듯 올린 패스가 베일의 발끝에 배달됐고 베일이 툭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베일의 트레이드 마크인 W세리머니가 다시 한번 작렬했다. 손흥민은 리그 7도움째, 전경기를 통틀어 18골 14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커리어하이 기록을 이어갔다.
기세를 탄 토트넘 공격라인이 정신없이 몰아치더니 전반 15분 쐐기골까지 터졌다. 이번엔 베일-케인의 눈빛이 통했다. 베일이 왼쪽에서 케인을 향해 올린 대지를 가르는 택배 크로스를 케인이 강력한 대포알 슈팅으로 밀어넣었다. 케인이 리그 14호골, 번리전 최다 8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불과 15분만에 손흥민-베일-케인 라인이 2골을 합작하고, 전반 31분 루카스 모우라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전반을 3-0으로 마쳤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11분 손흥민과 베일의 호흡이 다시 한번 빛났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치고 달리며 반대쪽 베일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베일이 왼발로 통렬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멀티 도움, 베일의 멀티골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34분 충분히 뛴 베일을 라멜라와 교체했다. 베일은 2골 1도움의 눈부신 활약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무엇보다 손흥민, 해리 케인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팬들이 고대했던 월드클래스 'KBS라인'이 처음으로 환상적인 실체를 드러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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