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뚜껑을 열고 보니 '역시나'였다. 올해도 예상대로 전북 현대-울산 현대, 두 현대가의 '양강 체제'다.
지난 주말 개막한 '하나원큐 K리그1 2021', 눈길은 역시 전북과 울산에 쏠렸다. 개막전부터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던 두 팀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MVP' 손준호(산둥 루넝)가 중국으로 떠났지만, 4연패를 이끈 멤버들이 건재한데다 일류첸코라는 검증된 골잡이가 가세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이동준 김지현, 힌터제어 등 국대급 자원들을 더하며 또 한번 팀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있었다. '감독 리스크'였다. 조제 모라이스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전북은 2인자로 오랜기간 있었던 김상식 감독을 선임했다. 전북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데다, 코치 시절부터 '준비된 감독'이라는 소리를 들은만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감독은 또 다른 자리다. 2인자로 성공가도를 달리다, 막상 1인자가 된 뒤 실패한 케이스는 수도 없이 많다. 울산은 행정가로 활약했던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홍 감독은 K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 복귀까지 공백이 제법 있었던데다, 국가대표 감독 실패 후 첫 프로팀 감독 생활을 한 중국에서도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기우였다. 김 감독과 홍 감독은 첫 판부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김 감독은 개막전에서 FC서울을 맞아 전반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상대의 플레이가 좋았지만, 전체적인 전북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빠르게 움직였다. 후반 다양한 전술변화와 선수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경기를 읽는 눈과 이에 대처하는 해법까지, 초보 감독 답지 않은 기민함이 돋보였다. 전북은 달리진 경기력으로 후반 분위기를 바꿨고, 2대0 승리를 챙겼다. 주력으로 예고한 4-1-3-2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홍 감독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데뷔전을 치렀다. 강원FC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5대0 대승을 거뒀다. 상대 퇴장이 겹치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경기력이 좋았다. 속도라는 확실한 컨셉트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짰다. 윤빛가람 원두재 이동경 등 리그 최강의 중앙을 갖춘 울산은 이동준 김인성, 두 발 빠른 공격수의 침투를 극대화하는 전술로 강원을 유린했다. 이적생 이동준은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고, 윤빛가람 원두재 등 기존 가원들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강윤구 김민준 등 어린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인 점도 호재였다.
한 시즌 중 가장 어렵다는 개막전, 전북과 울산은 '감독 리스크'까지 지우며 올 시즌에도 자신들이 우승후보임을 증명했다. 전북과 울산은 아직 100% 전력을 가동하지 않은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전북은 바로우, 일류첸코가, 울산도 이청용 이동경, 힌터제어 등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쿠니모토(전북), 바코(울산) 등 부상과 적응 등으로 아직 벤치에 앉지 못하는 자원도 많다. 여기에 김 감독과 홍 감독 역시 경기를 치를수록 경험과 감각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걱정했던 첫 발을 산뜻하게 뗀 전북과 울산, 올 시즌 우승레이스도 지난 2시즌 못지 않게 치열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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