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지난 겨울 K리그1 구단 중에서 가장 큰 이목을 집중시킨 구단은 단연 강원FC였다. '월드컵 스타' 출신인 이영표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한 이후 적극적인 선수 영입 등으로 축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수 보강도 꽤 알차게 이뤄졌다는 평가 속에 '선수출신 CEO'가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로 스치는 일말의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한다고 성적이 당장 나오는 건 아니다. 이들을 잘 조합해야 한다. 이보다 1년 전 겨울에도 강원은 꽤 많은 선수를 영입했지만, 전력이 기대만큼 향상되지 않았다. 결국 2019시즌 파이널A 진입에 성공했던 강원은 지난해에는 파이널B로 밀렸다. 그래서 올 시즌에도 강원에 대해서는 '과연 내실을 키웠는가'하는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이런 불안한 의문에 대한 답은 참담했다. 강원은 지난 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에서 홍명보 신임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에 무려 0대5로 완패했다. 뭐 하나 제대로 힘써보지 못하고 철저히 당한 경기였다. 강원 김병수 감독이 경기 후 "퇴장 변수를 막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0-1로 뒤지던 후반 7분에 주장이자 수비의 핵인 임채민이 퇴장당하면서 밀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의 참패는 '퇴장 변수' 때문만이라고 할 수 없었다. 강원은 전반에도 울산의 파상공세에 거의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골만 1개가 들어갔을 뿐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MVP' 윤빛가람과 영건 이동준, 강원출신 스트라이커 김지현 등이 시시때때로 강원 골문을 위협했다. 간신히 버티던 강원 수비는 후반 임채민의 퇴장을 계기로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다.
이날 강원은 보기 드문 5백 수비라인을 세웠다. 울산의 공격 예봉을 막아내기 위한 의도였다고 하지만, 정작 수비진들의 호흡은 잘 맞지 않았다. 공격도 무미건조했다. 별로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이날의 참패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강원은 울산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 2012년 5월 26일 이후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개막전의 강원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허술한 조직력, 빈틈이 많은 수비, 날카롭지 않은 공격. 울산전에 나온 강원의 모습이다.
관건은 강원이 울산전 패배를 어떻게 소화하느냐이다. '매도 먼저 맞는 편이 낫다'는 식으로 받아들여 팀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며 문제점 개선을 외면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먼저 맞은 매'가 효과를 보려면 스스로의 문제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 채 울산전 때의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강원은 숙원하는 파이널A 복귀는 커녕 강등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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