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EP. 안녕 도로시'가 사회에 만연한 몰카 범죄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호평을 받았다.
10일 방송된 tvN 드라마스테이지 2021 'EP. 안녕 도로시'(백이신 극본, 김윤진 연출)는 오명을 씌워 클릭을 유도하는 인터넷 기자 변정후(김주헌)와 오명을 지우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디지털 장의사 안도영(한지은)이 벌리는 심리 추적 드라마. 죄의식 없이 가해지는 성범죄 몰카에 대한 잔인한 현실을 그려내 충분히 처벌받지 않은 악마들이 득세하는 현실에 반성의 기회를 제공했다.
인터넷 기자 변정후와 디지털 장의사 장도영은 하는 일부터 뜻을 함께할 수 없는 두 인물로 그려졌다. 도영은 몰카 영상으로 인해 자살한 배우 청연의 기사를 내리게 하기 위해 정후를 찾아갔다. 그러나 기사를 내릴 생각이 없는 정후와 날선 첫 만남이 시작됐고, "당신의 가족이 똑같이 당해도 그럴 수 있냐"고 외치는 도영의 독설은 마치 저주처럼 현실이 됐다. 배우를 지망했던 정후의 여동생 변정린(최지수)이 성범죄 몰카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정린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결국 정후는 도영을 찾아가 인터넷 업로드 사이트에 있는 동생의 영상을 지워달라 부탁하며 손을 잡았다. 그러던 중 정후는 동생의 잔인한 흔적을 지워주기 위해 함께 공감하며 내 일처럼 혼신의 힘을 다했던 도영이 알고보니 자신이 기사를 썼던 청연 본인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의 기사가 얼마나 그녀를 아프게 했던 것인지 알게 돼 뼈저리는 반성과 후회를 하게 됐다. 그후 정후는 디지털 성범죄 소탕 관련 기사를 단독 취재하며 다시는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힘을 모으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극중 디지털 장의사인 도영이 정후에게 "자극적인 기사에 '몰카'라고 불리는 범죄영상들 찾아본 적 없냐. 누군가는 찍고 누군가는 보고, 누군가는 기사를 쓰고, 당하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다 똑같은 공범"이라고 외치는 부분은 'EP. 안녕 도로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며 죄의식 없는 성범죄가 만연한 현 상황에 경종을 울렸다.
또 극 후반부에는 정린의 가해자인 박현수(차지현)가 잡혀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으며 "우린 헤게모니가 다른 세상을 창조한 거다. 형사님이나 경찰총장 같은 분들을 안달 나게 만들 수 있고, 또 안달 난 다른 놈들한테는 왕처럼 굴어볼 수도 있고, 우린 절대로 안 잡힌다. 우릴 기다리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린 끊임없이 탄생하고 복제되고 진화한다"고 말하는 부분은 불법 업로드 사이트 내의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생태계 문제점을 꼬집어 사회적 쓴 소리를 냈다.
배우들의 연기도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한지은은 '멜로가 체질'과 '꼰대인턴' 등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등장해 과거 '몰카의 피해자'이자 디지털 장의사인 안도영을 제대로 표현했고, 과거의 아픔을 품은 듯 순간 순간 달라지는 표정과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은 변정린에게 보여주는 따뜻한 모습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기에 '몰카 다운로더'에게 행하는 강렬한 복수까지 더해지며 지금까지는 쉽게 만나보지 못했던 한지은의 새로운 모습들을 감상하게 했다. 한지은과 함께 호흡을 맞춘 김주헌 역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는 변정후를 제대로 표현했고, 피해자를 연기한 최지수도 눈길을 끌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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