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정훈 같은 선수가 더 필요하다."
제 2의 정훈을 찾아라. 올봄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목표였다.
허문회 감독은 지난해 중견수와 1루수를 두루 맡았던 정훈에게 주목했다. "정훈 같은 선수가 많아야 시즌 운영이 편하다, 가능하면 2명 정도 더 찾고 싶다"는 게 허 감독의 속내였다.
허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내내 '자율 훈련'을 강조했다. 공식 훈련 시간은 타 팀에 비해 현저히 적은 3시간 남짓. 간판스타 이대호는 8번 치러진 연습경기 중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전준우 손아섭 등 주력 타자들도 5경기에만 나섰다.
이처럼 비는 출전 기회는 포수와 내외야에 걸친 신예 선수들의 경쟁에 쓰였다. 그간 1군에서 이렇다할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들은 아침 9시도 되기전에 사직구장에 출근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특타와 실내 훈련을 이어가며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연습경기에서 기록상 가장 돋보인 선수를 꼽으라면 내야의 김민수(23), 외야의 추재현(23)이다. 지난해 1군 3경기, 10타석 출전에 그쳤던 김민수는 타율 4할2푼9리(21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53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수비형 내야멀티로 주목받던 배성근 못지 않은 안정된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한동희와 겹치는 주 포지션 3루를 벗어나 2루와 유격수, 1루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준수하게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올시즌 롯데의 1루 요원은 이대호와 이병규, 정훈으로 평균 연령이 37세에 달한다. 썩히기 아까운 김민수의 타격을 과시한다면, 마지막 연습경기처럼 1루수 활용도 고려할만하다.
올해 23세에 불과한 추재현은 마치 정훈처럼 1루와 중견수를 두루 소화하는 멀티맨의 모습을 선보였다. 단타 위주이긴 했지만 타율 5할(18타수9안타)을 기록한데다, 볼넷도 5개를 얻어내는 끈질긴 선구안을 과시했다.
신용수는 타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쟁 포지션인 중견수 외에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종합 멀티의 가능성을 과시했다, 허 감독은 배성근이 부상으로 빠지자 김민수를 유격수로, 신용수를 3루수로 기용하며 다양한 실험을 했다. 신용수는 내야에서도 탁월한 순발력으로 부드러운 수비를 선보여 롯데 팬들을 설레게 했다.
이밖에 2루와 1루에서 테스트를 받은 오윤석(타율 3할4푼8리), 내외야 훈련을 함께 받은 신인 나승엽(타율 2할8푼6리)도 다양한 포지션을 맡길 수 있는 가능성을 과시했다.
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성장한 모습이 기쁘다"면서 "시범경기에서도 엔트리를 줄일 생각은 없다. 선수들의 경쟁을 좀더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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