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축구 샛별 이강인(20·발렌시아)이 국가대표팀에서 기대감을 품고 왔다가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는 일 반복되고 있다.
이강인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본인의 주 포지션이 아닌 전방 공격수(제로톱)로 선발 출전해 하프타임에 이정협(경남)과 교체돼 물러났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도 감독의 요구에 부응하는 선수들이 간혹 있긴 하지만, 2선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유형인 이강인은 전방에서 어떠한 존재감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상대 진영 좌측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하다 공을 차단당해 가마다 다이치의 추가골 빌미를 제공했다.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맞이한 후반, 파울루 벤투 감독에겐 이강인에게 본래 역할인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는 옵션을 있었지만, 공격진에 변화를 주기 위해 나상호(서울)과 함께 이강인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한 번의 탈압박 외에는 뚜렷하게 기억날만한 장면을 만들지 못한 이강인은 팀이 후반 38분 엔도 와타루에게 추기실점해 결국 10년 전 삿포로 참사 때와 같은 0대3 스코어로 패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로 추정이 되는데, 추슬릴 여유 엾이 경기 다음날인 26일 다시 발렌시아를 향해 15시간 이상 날아가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이강인은 2019년 9월 조지아를 상대로 A대표팀에 데뷔한 이래 이같은 '장거리 여행'을 반복했다. 경기라도 충분히 뛰면 선수가 만족해하겠지만, 국가대표로 6경기를 뛰며 아직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멕시코~카타르와의 친선 2연전에선 16분과 14분, 도합 30분만을 뛰었다.
어째 손흥민의 10년전 상황과 비슷하다. 19세 신성 시절 손흥민은 2011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차전에 후반 28분 교체로 투입됐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급기야 손흥민 부친 손웅정씨가 공항에서 취재진을 앞에 두고 박태하 당시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코치와 통화하며 '즉시 전력감이 됐을 때 뽑아라. 아직 어리다'고 강한 어조로 말해 파장을 낳았다.
일종의 '국대 성장통'을 겪은 손흥민은 빠르게 대표팀 내에서 자리를 잡아 논란이 터진지 9년 뒤인 지금은 대체불가 캡틴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강인은 여러모로 손흥민의 신인 시절과 꼭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고 대표팀에선 아직 주력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손흥민 케이스를 돌아본다면 지금 이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한차원 더 성장할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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