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4년만의 좌완 선발 맞대결로 주목받았지만, 승리투수는 두 사람 사이에 나오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과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1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선발투수로 맞붙었다. 양팀의 1차 지명 투수이자 지난해 6월 12일 황금사자기 1차전에서 맞붙었던 신인 최대어, 프로에서의 첫 만남이자 올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간의 만남.
닮은 만큼 다른 점도 많다. 김진욱은 역동적인 투구폼과 높은 타점이 특징이다. 프로 입단 후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커브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이의리는 깨끗하고 안정된 투구폼을 바탕으로 직구를 뒷받침하는 체인지업이 결정구다.
앞으로 한국 야구 10년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동갑내기 라이벌의 격돌에 양팀 사령탑도 "재미있는 매치업", "설렌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좌완 신인 선발투수간의 맞대결은 지난 2007년 5월 양현종과 김광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었다.
이날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승리투수는 KIA의 2번째 투수 서덕원이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 두 투수 모두 긴장한듯 제구가 흔들린 끝에 5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의리는 4회까지 94개, 김진욱은 3⅔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진 뒤 교체됐다.
기록 면에서는 3실점 3안타 4볼넷 7삼진의 이의리가 5실점 3안타 6볼넷 2삼진의 김진욱에 판정승을 거뒀다. 매회 삼진을 하나 이상 잡았고, 3회에는 2실점 후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이대호를, 4회에는 지시완 추재현 안치홍을 3연속 삼진 처리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진욱은 1회 3자범퇴를 제외하면 매회 제구가 흔들렸다. 잘 던지면서 2아웃을 잡고도 다시 흔들리며 연속 볼넷을 내주기를 반복했다. 폭투도 2개나 있었다. 스트라이크(48개)와 볼(47개)의 비율이 1대1에 가까웠다. 2회 볼넷 3개로 자초한 만루 위기는 잘 넘겼지만, 3회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 4회 최원준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음 투수 박진형이 잇따라 적시타를 허용해 실점이 5개로 불어났다.
경기 후 두 선수의 속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의리는 "관심을 많이 받은 경기라 그런지 집중이 잘 안됐다. 투구 때 중심이동도 빨랐고,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았다"며 제구 난조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 투구수가 너무 많은 게 불만족스럽다. 키움전처럼 '쳐보라'면서 던졌어야 했다. 오늘처럼 던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통렬하게 반성했다.
4회 역전 ?? 기뻐하던 모습에 대해서도 "다음에는 이기는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진욱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진욱은 "이의리를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려고 했다"면서 "오늘 볼/스트라이크 비율과 볼넷이 아쉽다. 앞으로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막강한 잠재력을 지닌 신인. 이의리와 김진욱의 현 주소다. 좋은 공을 던질 줄 알지만, 아직 배워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14년전 두 선배처럼, 할국 야구계의 거성으로 성장하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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