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불허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신인 이승현(19)이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승현은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시즌 4차전에 3-4로 뒤지던 8회말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K 퍼펙투로 3타자를 빠르게 돌려세웠다. 최고 구속 151㎞. 예리하게 꺾이는 커브와 슬라이더가 빠른 공 위력을 배가 시켰다. 묵직한 패스트볼 뿐 아니라 높은 타점에서 떨어지며 휘는 변화구 각도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담대했다.
고졸 신인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1점 차 박빙의 상황 속 등판. 하지만 이승현은 13구 중 무려 10개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볼은 타자 당 1개씩 총 3개 뿐이었다.
루키의 데뷔전.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마운드에 선 이승현은 배짱 두둑한 투수였다. 전혀 긴장한 기색 없이 씩씩하게 자기공을 뿌렸다.
이날 뷰캐넌을 상대로 멀티히트와 타점까지 기록한 선두 이천웅을 상대로 초구 150㎞의 강속구를 찔러넣었다.
2구째 125㎞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기막힌 볼 배합에 이천웅의 배트가 꿈쩍도 하지 못했다. 151㎞ 볼을 보여준 이승현은 137㎞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타이밍을 빼앗긴 이천웅이 친 타구가 힘없이 3루쪽으로 굴렀다. 땅볼 아웃.
루키에게 가장 힘든 첫 타자 승부가 지나가자 일사천리였다.
두번째 타자 문보경에게 던진 초구 스트라이크는 잠실야구장 전광판에 152㎞가 선명하게 찍혔다. 스피드에 자신이 있는 듯 5구 모두 패스트볼 승부를 펼친 끝에 1B2S에서 151㎞ 바깥쪽 꽉 차는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노련한 김민성과의 승부는 변화구를 많이 섞었다. 초구 150㎞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슬라이더→커브→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13구 만에 1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하고 들어오는 루키를 향해 3루쪽 삼성팬들이 박수로 환영했다. 원태인 등 덕아웃 선배들도 우루루 몰려나와 놀라운 데뷔전을 치른 루키의 머리를 쓰다듬기 바빴다.
비록 패했지만 이승현의 재발견이란 큰 소득을 얻은 경기였다.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과 함께 고교 최고 좌완 트로이카로 명성을 떨친 미래의 에이스. 향후 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 하겠지만 1군 무대 첫 모습만큼은 강렬했다. 좌완 파이어볼러가 없는 삼성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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