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담스런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뛰어난 투구를 펼쳤던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은 불펜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박세웅은 이날 경기에서 환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6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볼넷을 내주지 않는 퍼펙트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윽박질렀다. 하지만 7회 선두 타자 허경민에 안타, 이어진 타석에서 김인태에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김대우에게 넘겼다. 총 투구수는 85개. 더 던질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롯데 벤치는 불펜을 가동하는 쪽을 택했다. 김대우는 승계 주자 두 명에 이어 동점까지 내주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롯데는 연장 10회말 장승현에 끝내기 내야 안타를 내줘 3대4로 패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박세웅의 구속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상대 타자들은 3번째 타석이었다. 불펜 투수들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세웅은 "팀이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패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다"며 "내가 승계 주자를 남겨 놓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불펜에 부담스런 상황에 마운드를 넘겨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우 선배가 '실점해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더 죄송했다. 내가 주자를 모으지 않고 마운드를 넘겼다면 부담감 없이 편하게 지켜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자신의 기록을 두고는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8, 9회였다면 의식을 했겠지만, 6회까지였을 뿐이다. 7회에도 '한 이닝 잘 막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들쭉날쭉했던 이전의 투구와는 다른 모습. 박세웅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았고, 카운트 싸움도 유리하게 가져갔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완급 조절에 있어서도 예전엔 슬라이더, 커브를 강하게만 던진 경우가 많았는데 어젠 강약 조절이 잘 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등판 텀이 길어 변화구 로케이션이나 그 전에 잘 되지 않았던 포크볼 연습을 집착을 갖고 했다. 포크볼 활용이 많지 않았는데 중간중간 보여준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슬라이더 각도도 굉장히 좋았고, (김)준태형도 그렇게 판단해 슬라이더를 많이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포수 사인을 보기 전에 생각했던 던지고 싶은 공이 있을 때마다 그에 맞춰 (사인이) 잘 나왔다. (김)준태형과 호흡도 좋았던 것 같다"며 "1회와 4회 안타 코스 타구를 야수들이 잘 처리해줘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세웅은 "벤치에 돌아온 뒤 코치님이 '선발 투수 다운 피칭을 했다. 인상 깊게 봤다'고 말씀 하시더라. 예전에 잘 던진 날 개인, 팀 성적 좋았던 생각이 많이 난다"며 "좋은 것만 생각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 나나 팀 모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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