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4월의 임기영'과 '5월의 임기영'은 180도 다른 투수다.
임기영은 4월 개막 이후 세 차례 선발등판해 13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17일 말소됐을 때는 머리카락도 짧게 자르고 염색도 했다. "1승이라도 해보려는 의지"였다는 것이 임기영(28)의 설명이었다.
헌데 5월이 되자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 이닝 이터에다 실점도 확 줄었다. 28일 광주 KT전에선 6⅓이닝 동안 5안타(1홈런)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세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이날 3회까지 10타자를 상대하면서 6개의 삼진을 빼앗기도. 경기는 연장 10회에서 승리로 장식됐지만, 2-1로 앞선 8회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 요건이 날아가버린 건 아쉬움이다.
그래도 임기영은 명실상부 5월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5월 5경기에서 총 29⅓이닝을 소화했다. 실점은 경기당 2.2점으로 5월 최소 실점 1위에 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임기영은 "불펜에서부터 몸을 풀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직구도 좋았고, 전력분석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포수 (한)승택이와 이야기도 많이했고, 승택이의 리드가 워낙 좋았다"고 밝혔다.
임기영의 부활을 도운 또 다른 이도 있었다. 바로 지난해 말 결혼한 아내 김맑음씨였다. 임기영은 "못 던지고 집에 가면 생각이 많아지는데 아내가 '내 할 것만 해라', '욕심 내지마라', '5회 3점 이내로만 막아라'라는 등 조언을 많이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아내의 조언대로 마음을 비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임기영은 "생각 자체를 많이 바꿨다. 시즌 전에는 몇 승 해야 하고 책임감도 많았다. 또 빈 자리가 크기 때문에 나 혼자 하려다 하다보니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선배들과 상의하고 욕심도 내려놓다보니 잘 풀리는 것 같다. 나는 그저 팀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만 마운드에서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스스로 느끼는 부활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임기영은 "똑같이 하고 있는데 좀 더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던지려고 한다. 또 영상을 많이 본다. 전력분석 쪽에서도 좋았을 때 자료를 많이 뽑아주신다"며 "2017년 영상은 거의 보지 않는다. 올 시즌 좋았을 때 경기 영상을 돌려본다. 팔 높이를 체크하고 있다. 삼성전 때도 그렇고 직구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걸 느낀다. 직구가 되면 다른 변화구도 잘 먹힌다"고 설명했다.
체인지업 비중도 줄였다. 임기영은 "내가 나오면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직구가 좋을 때는 직구 위주로 던지고, 결정적일 때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 같다. 경기마다 좋은 구종을 많이 던진다"고 말했다.
임기영이 욕심내는 건 '이닝'이다. 그는 "가장 욕심나는 건 이닝이다. 규정이닝 들어가고 싶다. 일찍 강판되면 중간 투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이닝을 많이 먹어주면 불펜 과부하도 막을 수 있어 이닝이 가장 욕심난다"고 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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