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자기의 장점을 알고 피칭을 하면 좋겠다."
통산 2204⅔이닝을 던진 강철 같은 사나이. 152승으로 역대 승리 3위의 대투수였던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후배 투수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 그러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볼넷이 많은 것을 보면 투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살릴까 하는 생각없이 구종을 선택하고 승부하는 것 같다"며 "각자 이유가 있겠지만 밖에서 보는 느낌은 좋은 공을 가지고도 어렵게 승부하는 것을 보면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데라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이 감독이 KT 투수들을 변화시키는 주요 포인트는 잘던지는 결정구를 잘 쓰자는 것이다. 결정구를 잘 쓰기 위한 투구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 감독이 바꾼 이 중 성공 사례가 바로 고영표다. 고영표는 올시즌 꾸준히 6이닝 이상을 던져주고 있는데 최근엔 6이닝을 넘어 7이닝도 소화하고 있다.
이 감독은 "고영표가 초반에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초구부터 던졌다. 결정구를 다 보여주고 나중에 중요한 상황에 또 던지니까 맞는 경우가 생겼다"면서 "패턴을 바꿔야 길게 간다고 계속 얘기했는데 LG전에는 직구도 보여주고 슬라이더도 쓰더라. 포수인 (장)성우도 생각을 많이 바꾼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카운트 잡을 때도 결정구를 쓰고 중요할 때도 또 결정구를 쓰니 맞을 때가 있다. 초구에 결정구가 아닌 직구도 던지고 하니 타자들의노림수도 줄어들게 되고 이닝을 많이 소화하게 되고 그러면 팀도 투수 운영을 하기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고영표는 1일 잠실 LG전서 6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완벽투로 팀의 8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지금 패턴이 좋은데 앞으로 더 발전한다면 타자의 성향에 따라 패턴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라면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오는 타자라면 결정구를 빠르게 쓰고, 지켜보는 타자라면 커브를 던진다거나 다른 구종으로 가면서 중요한 순간 결정구를 쓰는 것"이라고 했다.
또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들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던지기를 바랐다. 이 감독은 "무사 1,2루의 위기라도 체인지업에 걸려서 땅볼 타구가 나오면 병살로 만들 수 있다. 엄청나게 좋은 구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며 "언제든 병살을 만들어낼 구종이 있으니 주자 1명 내보내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던지면 좋겠다. 그러면 볼넷도 줄고 투구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맞지 않으려고 구석 구석을 던지려다 볼넷을 내주고 투구수가 늘어나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던지면 안타를 맞더라도 투구수가 줄어드니 이닝 소화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
이 감독은 "그렇게 던지면 지는 날도 있겠지만 이기기도 할 것이고 무엇보다 꾸준하게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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