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몇 년간 커리어를 보면, 슬로우 스타터에 가깝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29)의 말이다. 시즌 초반 부진을 겪다 5월부터 타율을 끌어 올린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힐리는 "시즌은 길기 때문에 100타석 정도를 기준점으로 보고 있다. 조급하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출발점에 머물 순 없는 노릇. 시즌 개막 두 달이 지났지만 힐리의 성적은 여전히 '외국인 타자', '4번'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다. 2할7푼2리(158타수 43안타)의 타율은 차치하더라도 홈런 3개, 출루율 0.318, 장타율 0.392의 성적은 아쉽기만 하다.
4월 한 달간 힐리의 타율은 2할4푼4리, 홈런은 단 1개에 그쳤다. 지난달엔 타율 3할1푼7리로 반등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홈런은 2개로 큰 변화가 없었다. 5월 19일 롯데전, 21일 KT전에서 잇달아 홈런포를 가동했으나, 이후 6경기에선 다시 침묵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힐리가 6번 타순에 위치한 뒤부터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술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멘탈적으로 정리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힐리가 타격감을 이어가고 결국 4번 자리로 돌아와 노시환이 뒤를 받치는 구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힐리가 중심 타자 노릇을 해줘야 타선 전반에 활력이 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시즌 한화의 화두는 리빌딩이다. 단순한 경기 결과, 순위보다는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내용과 시즌 말미의 도달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 젊은 국내 선수에 국한된 관점.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을 넘어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의 무게감을 따져보면 힐리도 이제는 적응을 마치고 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하는 시점이다.
힐리는 2일 대전 KIA전에서 결승타를 만들어낸 뒤 "최근에 하고 있는 게임플랜과 준비과정, 어프로치가 좋아서 일정하게 계속 유지하고 싶다. 앞으로도 남은 경기 꾸준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화 역시 '슬로스타터' 힐리가 탄력을 받길 바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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