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정후(키움)가 품은 생애 첫 월간 MVP. 아버지의 냉철한 한마디가 깨달음을 안겼다.
KBO는 지는 7일 5월 월간 MVP로 이정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정후는 5월 한달 간 타율 4할5푼1리(1위), 안타 37개(1위), 출루율 0.525(2위), 21득점(공동 2위), 장타율 0.695(4위) 등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정후는 개인 첫 월간 MVP에 오르게 됐다. 히어로즈 소속으로는 2018년 8월 박병호 이후 약 3년 만이다.
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정후는 "투표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반등의 기회를 잡았으니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4월 한 달 동안 이정후는 타율 2할6푼9리에 머물렀다. 이정후였기에 더욱 눈에 띄는 부진이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때부터 좋지 않아서 시즌 초반 안 좋을 거 같다고 예상은 했다. 그래도 부진이 길어지니 답답했던 건 사실이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스윙도 못했다. 카운트도 불리해지면서 안 좋은 공에 배트가 나갔다"고 돌아봤다.
이정후가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올라선 만큼,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진 것도 힘겨웠던 4월 부진 이유 중 하나였다. 이정후는 "확실히 느낀다. 신인 때보다 외국인 선수들도 좋아졌다. 어느팀이든 중심타자에게는 좋은 공을 안 주려고 한다. 굳이 내가 그 공을 쳐내려고 하니 안 좋아지는 거 같다"라며 "실투는 오게 되니 그 공을 기다리고 좋은 타구를 만들자는 생각이 반등이 됐다"고 했다.
이정후가 부진에 빠졌을 때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의 한마디가 반등의 씨앗이 됐다. 이정후는 "아무래도 투수들도 좋은 공을 안 주다보니 공을 지켜보게 됐다. 아버지께서 그 모습을 보시더니 '타석에서 자신이 없어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공을 너무 보려고 하다보니 좋은 공이 와도 배트를 못낸다고 하시더라. 3구 안에 배트를 내자고 생각을 했던 것이 효과를 봤다"고 이야기했다.
5월의 맹타는 이정후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세였다. 이정후는 "5월 성적은 예상 못했다"라며 "5월에도 사실 조금씩 좋아지기는 했지만 확 좋아지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한화와 고척 3연전에서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 이후부터 좋아졌다. 자신감 문제였던 거 같다"고 분석했다.
아버지 덕을 본 만큼, 상금은 그대로 부모님께 드릴 예정. 이정후는 "4월에 좋지 않았을 때 부모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어머니는 묵묵하게 뒷바라지를 해주셨고, 아버지는 소속팀이 달랐지만, 한마디씩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후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키움은 올 시즌 7위에 머무르고 있다. 1위부터 4위까지가 2경기 차로 빽빽한 가운데, 4.5경기 차로 한 발 물러서 있다. 이정후는 "예전과 지금 팀 성적을 대하는 마음이 다른 거 같다. 신인 때에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도 걱정이 덜했는데, 지금은 내가 조금 못하더라도 이기는 것이 좋다. 아무리 잘해도 지면 와닿는 것이 없더라"라며 "힘든 상황이지만 90경기 넘게 남아있다. 반등의 여지가 있다. 올림픽 휴식기 때 많은 팀들이 총력적을 펼칠텐데, 우리팀도 어떤 식으로 헤쳐나갈지 그 싸움이 될 거 같다. 금방 좋아질 거 같다"고 자신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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