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실력도, 마음도 역시 '월클'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A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5승1무, 승점 16으로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한국은 이미 이날 경기에 상관 없이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역시 '캡틴' 손흥민(토트넘)이었다. 스리랑카와의 경기에서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정해진 위치는 없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손흥민은 좌우를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 돋보인 것은 킥이었다. 전문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모든 세트피스를 처리했다. 올리는 족족 날카로운 장면이 만들어졌다. 최근 들어 토트넘에서도 전문 키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손흥민은 이날도 코너킥, 프리킥을 전담하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동점골도 손흥민의 코너킥에서 비롯됐다. 후반 5분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은 송민규의 머리를 맞고 상대 수비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결승골은 손흥민의 몫이었다. 후반 19분 역습의 선봉에 나선 손흥민은 남태희에게 볼을 연결했고, 남태희는 돌파 도중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손흥민. 사실 손흥민은 페널티킥 트라우마가 있다. 2018년 9월 코스타리카, 2018년 10월 우루과이전에서 연이어 실축한 후 대표팀에서 페널티킥을 차지 않았다. 남다른 각오 속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후 손가락으로 23을 만든 후 카메라로 향해 큰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헤이 크리스티안,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크리스티안, 힘내, 사랑해)" 이날, 유로2020 경기 중 심정지로 쓰러진 토트넘의 옛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였다. 23은 당시 에릭센의 등번호였다. 손흥민은 경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에릭센을 향한 마음을 표한 바 있다.
최고의 실력과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손흥민은, 이날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승리까지 이끌었다. '월드클래스' 다운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공식 MOM에도 선정됐다.
고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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