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여기는 팀이고 다른 선수들도 있다", "내가 아닌 동료들에게 미안해해야 한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따끔한 조언이 이어졌다.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외야수 박건우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건우의 말소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오갔었다. 말소 당시에는 컨디션 관리 차원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박건우의 시즌 타율은 3할3푼3리, 최근 10경기 타격 성적도 3할1푼6리로 결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시즌 초반부터 타격감이 꾸준히 좋은 타자 중 한명이다. 공격력을 감안하면 타자 1명이 아쉬운 두산 입장에서, 박건우를 엔트리에서 뺐다는 것은 경기 외적인 문제가 작용했을 확률이 크다.
소속 선수들에 대한 사견을 좀처럼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김태형 감독이 말소 이튿날인 22일 경기전 인터뷰에서 일침을 가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이 피곤하다면서 쉬고 싶어하니 푹 쉬라고 했다. 여기는 팀이고 다른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로 인해 팀 분위기가 잘못된다면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그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박건우 엔트리 말소가 질책성임을 시사한 발언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잠실 키움전을 앞두고 다시 한번 박건우 관련 질문을 받자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단체 생활을 하는데 한 사람 때문에 동료들이 안좋으면 좋지 않은 일이다. 똑같이 힘들고, 똑같은 사람이다. 감독이 코치 앞에서 '피곤하다'고 하면 코치들이 와닿겠나. 주전들은 자기가 경기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박건우가)나한테 메시지(연락)를 보낼 이유는 없다. 선수들에게 보내야 한다. 직장에서 한 사람 때문에 피해가 생기면 상사에게 미안할 것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미안해야 한다"고 했다.
박건우는 말소 이후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고 있다. 22일과 23일 LG 트윈스 2군과의 경기에 나와 2타수 1안타, 3타수 1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애초에 경기 감각이나 부상 때문에 말소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퓨처스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언제, 어떻게 돌아오느냐가 관건이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을 봐야 한다. 며칠 지나지도 않았다. 열흘이 지난 뒤 이야기하자"고 신중하게 바라봤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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